
지난 두 달간 육체적 고통이 나를 괴롭혔다. 통증에 시달리는 불면의 밤이 계속되었다. 사라지지 않는 통증에 지쳐 기도에 집중할 수 없었다. 육체의 아픔이 영혼을 짓눌렀다. 고통과 절망으로 뒤죽박죽된 마음이 위험 수위에 가까워진 그날 새벽, 문득 한 생각이 떠올랐다. ‘나도 결국 죽는구나.’ 나는 그토록 많은 사람의 죽음을 보았지만 정작 내 죽음의 운명은 애써 외면해 왔다는 사실을 알았다. 유한한 인생이 영원히 살 것처럼 끝없이 욕망하고 이기적으로 살아온 나를 발견했다. 경건한 신앙의 언어로 오만을 감추고 살아온 내 죄에 몸서리가 났다.
그 순간 기도를 바꾸라는 내면의 소리가 들려왔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으니 건강을 회복하게 해달라는 기도를 멈추고 대신 나에게 남은 날 동안 오직 사랑하며 살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며칠 뒤 다른 병원에 갔다. 병명이 달라졌다. 약을 바꾸고 통증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비록 오진으로 생고생했지만 더 좋은 기도를 드리게 된 뜻밖의 은혜를 받았다. 오진에 대한 분노와 원망보다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에 대한 감사와 기쁨이 찾아왔다. 기도가 달라지면 삶이 달라진다.
이효재 목사(일터신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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