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러시아에 수개월 내 3만명 이상의 병력을 추가로 보내고 이들이 오는 9월 러시아·벨라루스와의 합동군사훈련에 참가할 수 있다는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의 분석이 나왔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 보고서를 입수해 우크라이나가 이같이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 당국은 북한군의 핵·재래식 군사 능력이 러시아 파병 기간 크게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지난해 10월 1만1000여명을 러시아에 파병했고, 올해 1~2월 3000명 이상을 추가로 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17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평양 방문 후 북한이 공병 및 군사 건설 인력 6000명을 파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번 HUR 보고서에서 수개월 내 추가 파병되는 북한군이 9월에 열리는 러시아·벨라루스 합동군사훈련인 ‘자파드 2025’에 참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공격할 때 자파드 훈련으로 위장한 전례가 있다며 이번에도 키이우를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북한이 러시아의 자금 지원을 통해 군수산업 역량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면서 3개월 안에 150만발의 포탄을 러시아에 추가 공급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지금까지 러시아에 1200만발 이상의 포탄을 제공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러시아의 기술 지원으로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의 정확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담겼다.
보고서는 “북·러 협력이 북한에 실전 경험과 핵·미사일 역량 강화, 첨단 무기 생산과 정보 수집 역량 향상 등 광범위한 군 현대화 기회를 제공했다”며 “이는 미국과 아시아 내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 대한 위협을 증가시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동맹국들이 북한의 파병에 강력 대응하지 않아 북한의 군사력 사용 의지가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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