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은 10일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삼부토건 조성옥 전 회장과 이일준 현 회장을 나란히 소환해 주가조작 공모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특검은 2022~2023년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부상한 시기와 조 전 회장에서 이 회장으로 실소유주가 바뀌는 전환기가 맞물린 데 주목해 불법 거래 여부를 수사 중이다.
특검은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에 조 전 회장과 이 회장을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은 2023년 5월 22일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주가조작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기준점으로 본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함께 이 포럼에 참석했고, 2개월 뒤인 7월 17일 1000원대였던 삼부토건 주가는 5000원대로 급등했다. 삼부토건은 당시 우크라이나 현지 업체 등과 업무협약(MOU)을 맺으며 보도자료를 냈는데, 특검은 인위적으로 주가를 띄울 목적이 컸던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은 당시 김건희 여사의 주식 계좌를 관리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2023년 5월 14일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고 언급하고, 이틀 뒤인 16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우크라이나 젤렌스카 여사를 접견한 상황 등에 삼부토건 전현직 실소유주들이 연루됐을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이 회장은 특검 출석길에 “(포럼 참석은) 회사를 위해 (이응근 당시) 대표가 추진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원 전 장관 참석 이유에 대해선 “잘 모른다”고 했고, 김 여사나 이 전 대표와의 관계를 묻자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조 전 회장도 “다 관계 없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특검은 삼부토건이 2023년 5월 포럼으로부터 약 1년 전 이미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뛰어들었던 상황을 유의미하게 보고 있다. 삼부토건은 2022년 6월 22일 부산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 세미나에 참석했고, 이응근 당시 대표는 7월 7일 저녁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우크라이나 재건 프로젝트에 앞장섰던 이양구 전 주우크라이나 대사,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 등과 만났다.
조 전 회장은 지난 9일 경기도 광주의 별장에서 국민일보와 만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은 나와 관계가 없다”며 “내가 그만두고 난 이후인데, 어떻게 아느냐”고 주장했다. 자신은 2023년 2월 이 회장에게 회사를 넘겼고, 그해 5월 포럼에는 가지 않았다는 취지였다. 삼부토건 인수 작업은 2022년 5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이뤄졌다.
특검은 그러나 삼부토건이 포럼 이전부터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발을 담근 상태였던 점을 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가 40년 지기인 점도 특검은 눈여겨보고 있다. 두 사람은 현재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다.
구자창 이서현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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