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상호관세 유예 기한이 오는 8일(현지시간)로 다가오면서 전 세계가 다시 ‘관세 폭탄’ 발표에 숨죽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주요 교역국과의 무역협상이 지지부진하자 7일부터 일방적인 관세 통보를 예고했다. 막판 협상을 위해 워싱턴DC를 급거 방문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국익을 극대화하는 협상을 하겠다면서 통상과 안보 분야에서의 ‘올코트 프레싱’(all-court pressing·코트 전체서 대인 밀착 수비)을 강조했다.
트럼프는 7일부터 관세를 적은 편지를 보내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지난 4일 대통령 전용기에서 “몇몇 서한에 서명했고 월요일(7일)에 발송될 것이다. 아마 12개 정도 될 것”이라며 “12개 각각 금액도 내용도 조금씩 다르다”고 말했다. 어떤 나라가 서한을 받게 될지에 대해서는 “7일에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관세율에 대해서도 “60~70%에서 10~20%까지 다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새로운 관세는 다음 달 1일부터 발효될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국가별 관세가 발표되더라도 추가 협상이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의 관세 편지 압박이 협상 전략일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는 당초 관세 편지를 지난 4일부터 발송하겠다고 예고했다가 다시 7일로 연기했다.
한국 정부는 막판 총력전에 나섰다. 일주일 만에 미국을 찾은 여 본부장은 5일 워싱턴DC 유니언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마지막 협상 결과가 나올 때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실용주의적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상호관세는 어느 정도 모든 국가와 협상의 여지를 좀 주는 것 같다”면서도 “품목별 관세는 미국의 산업 보호 측면에서 굉장히 미국에서도 중시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 본부장은 ‘8일 이전에 미국과 합의를 도출하기는 어렵지 않으냐’는 질문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큰 틀의 합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 상황이 급박하다는 판단이 든다”며 “사실 많은 게 불확실하고 가변적인 상태”라고 말했다. 또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의 방미와 관련해선 “상황이 계속 급진전되기 때문에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통상과 안보 쪽에서 힘을 합할 부분은 합하고 각자 역할 분담할 부분은 분담해 ‘올코트 프레싱’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