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 과제가 망라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메가법안)이 3일(현지시간) 의회를 통과했다. 법안에는 각종 청정에너지 보조금 조기 폐지안 등이 포함돼 한국 전기차·태양광 업체들의 사업 차질이 예상된다.
미 하원은 이날 메가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18표, 반대 214표로 통과시켰다. 야당인 민주당 의원 212명이 전원 반대했고 집권 여당인 공화당 의원 중 2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트럼프는 법안 통과 직후 “경이적 승리”라고 말했다. 메가법안에는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시행돼 올해 말 종료 예정이었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등 감세 조치를 영구화하는 내용이 담겨 감세법안으로도 불린다. 감세 비용을 상쇄하기 위한 메디케이드(취약계층 공공의료 보조) 등 복지 예산 감축도 포함됐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때 한국 기업들이 수혜를 입은 각종 청정에너지 보조금도 조기 폐지되거나 축소된다. 전기차 신차 구매 및 렌트시 받을 수 있는 최대 7500달러 세액공제 폐지 시점이 2032년 말에서 오는 9월 말로 앞당겨졌다. 미국 내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 전망이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 시설 투자 기업에 대한 세액공제도 2027년 말 폐지돼 한국 업체에 타격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 동력을 확보하면서 관세 정책 추진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는 취재진에 “4일부터 10~12개국에 상호관세율을 적시한 서한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아마 60%나 70% 관세부터 10%나 20% 범위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8일로 예정된 관세 유예 만료를 앞두고 각국에 무역 합의를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지난주 미국을 방문했던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5일쯤 워싱턴DC에서 미국 측 고위급 관리와 만나 다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방문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의 방중이 이뤄질 경우 시점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10월 말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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