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대규모 감세 법안을 놓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거친 설전을 벌였다. 머스크는 “이 미친 지출 법안”이라며 “이 나라에는 재정을 낭비하는 돼지당(PORKY PIG PARTY)만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트럼프는 “일론은 정부 보조금이 없었다면 회사 문을 닫고 남아프리카 고향으로 돌아가야 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머스크는 지난 30일(현지시간) 엑스에서 감세 법안에 대해 “부채 한도를 무려 5조 달러(약 7000조원)나 늘린다”며 “부채 증액에 찬성한 의원은 모두 고개를 숙여야 한다. 내가 목숨을 걸고서라도 내년 경선에서 그들을 낙선시키겠다”고 경고했다.
머스크는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다음날이라도 아메리카당(America Party)을 창당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엑스에서 본인이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80%가 새로운 중도정당 창당에 찬성했다. 민주·공화 양당 체제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역대 공화당 정부와 민주당 정부 모두에서 부채가 늘어났다는 재무부 자료를 인용하며 양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머스크의 맹폭에 트럼프도 응수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일론은 나를 대통령으로 지지하기 훨씬 전부터 내가 전기차 의무화에 강력히 반대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일론은 역사상 그 어떤 인간보다 훨씬 더 많은 보조금을 받았다. 정부효율부(DOGE)가 이 문제를 철저히 살펴본다면 큰돈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더 이상 (머스크가 운영하는 기업들의) 로켓 발사도, 위성도, 전기차 생산도 없을 것이고 우리나라는 엄청난 돈을 절약할 것”이라고 머스크를 조롱했다.
머스크의 신당 창당 언급을 두고 뉴욕타임스는 “제3당을 창당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아직 구체적인 창당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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