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특검이 서초동(내란·채해병)과 광화문(김건희)을 중심으로 사무실을 꾸린다. 두 특검은 법원이 가까운 데다 수사기관 간 협조에 용이한 서초동 특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내란 특검은 서울고검 12층, 13층, 14층, 15층을 사용할 예정이다. 일부는 리모델링 작업도 진행된다. 이에 명태균 수사팀은 당초 사용하던 서울고검 12층 사무실을 비우고 서울중앙지검 별관 3층으로 이동했다. 명태균 수사팀은 이날 각종 압수물과 서류, 사무용품 등을 옮겼다.
내란 특검을 이끄는 조은석 특별검사는 전날 서울고검에 직무 수행에 필요한 사무실 제공을 요청했다. 조 특검이 수사 연속성을 감안했다는 해석이다. 서울고검은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등을 수사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특수본 검사들 다수도 내란 특검에 파견되는 만큼 기존의 서울고검 사무실에서 근무하게 된다.
채해병 특검을 지휘하는 이명현 특검도 사무실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특검은 이날 ‘서초동에 사무실을 마련할 것이냐’는 기자들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 특검은 서초동과 교대역 인근 사무실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김건희 특검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검은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 입주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이 서초동을 선호하는 이유는 영장 청구와 사건 기록 등 각종 수사관계 서류를 주고받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중앙지검과 중앙지법, 서초경찰서 등 수사기관과 법원이 밀집해 있는 만큼 보안 문제가 적고 신속한 수사 협조도 가능하다. 최순실 특검에서 근무했던 한 변호사는 “수사 속도, 밀행성 등 모든 조건을 고려하면 서초동이 1순위”라고 말했다.
실제로 역대 특검 다수는 서초동에 사무실을 꾸렸다. 2018년 드루킹 특검팀은 서초구 강남역 인근 사무실을 임대했다.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을 수사한 특검팀도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 동문 건너편에 있는 헤라피스빌딩에 사무실을 차렸다.
서초동에 사무실을 구하지 못해 다른 지역에 특검 사무실을 구성한 경우도 적지 않다. 2016년 최순실 특검팀의 경우 서초동을 1순위로 검토했으나 적절한 곳을 찾지 못하자 서초동과 그나마 가까운 강남구 대치동에 둥지를 틀었다. 2022년 이예람 특검팀은 서울 미근동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당시 100일 안팎인 짧은 임대기간 탓에 서초동의 건물주들이 난색을 보인 탓에 서대문구에 사무실을 차렸다.
박재현 구자창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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