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라고 느껴졌어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헤매는 것만 같았어요.”(김하늘씨)
“지금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이 맞는 건지. 나만 혼자 머물러 있는 건 아닌지 두려웠습니다.”(장준호씨)
깜깜하게 암전된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 안에 무대 위 두 청년의 고백이 차분하게 퍼졌다. 무한경쟁에 내몰린 청년들의 마음을 대변한 듯한 이야기에 숙연해진 장내는 이내 두 사람의 묵직한 선언으로 분위기 전환을 맞았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를 홀로 두지 않으세요. 이제 우리는 푯대를 향해 달려갑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 대학청년국 성도들로 구성된 워십댄스팀 무빛(Mubit)의 댄스 공연이 펼쳐질 땐 4000여석을 가득 메운 청년들의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피아워십(F.I.A worship)의 찬양이 흐르자 객석 곳곳에서 가슴에 손을 얹은 청년들이 자신의 신앙을 노래로 고백하며 함께 무대를 채웠다. 14일 열린 ‘더 홀리 스피릿 페스티벌’(이하 홀리 스피릿) 현장이다.
올해로 17회째를 맞은 홀리 스피릿은 여의도순복음교회가 2006년부터 청년세대 부흥과 영성 회복을 위해 개최해 온 대규모 청년 성회다. 이날 수은주가 32도를 넘어서며 무더위를 알렸지만 서울은 물론 수도권 각 지방회 소속 순복음교회 청년 성도들은 5시간 넘게 이어진 성회에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이번 주제는 ‘킵 무빙 포워드’. 무대에 오른 이영훈 목사는 “한평생 살아가면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 삶에 바라볼 것은 예수님 한 분뿐이라는 사실”이라는 말로 메시지의 문을 열었다. 이어 “누구나 실패를 겪지만 그 실패를 염려와 걱정으로만 받아들이면 나아가지 못한 채 뒷걸음질 치게 된다”며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희망찬 미래가 있음을 기대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목사는 “하루이틀 기도해 보고 응답이 안 된다고 포기하는 게 아니라 응답받을 때까지 하는 것이 기도”라며 “17세 때 꿈을 꾼 요셉이 이후 13년 동안 말할 수 없는 고난을 당한 뒤 위대한 애굽의 총리로 쓰임받게 됐음을 기억하자”고 권면했다.
청년부 친구들과 참석한 이승준(27·순복음노원교회)씨는 “취업을 준비하며 여러 차례 나 자신에 대한 실망이 커지는 시기를 겪고 있었는데 ‘한평생 예수님만 바라보겠습니다’라고 고백하며 기도하면서 마음에 평안이 느껴졌다”고 밝혔다.
이어진 성회에서는 찬양사역팀 ‘팀 조슈아’와 ‘위러브 유닛’의 찬양, 한홍 새로운교회 목사의 메시지 등이 이어지며 청년세대 부흥과 영성 회복의 기대감을 높였다.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 목사는 “한국교회 모두가 힘을 모아 젊은이들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때 대한민국 미래가 희망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홀리 스피릿 준비위원장 오수황 목사는 “홀리 스피릿 이후에도 청년들이 ‘신자가 아닌 제자’로서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영적 훈련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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