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예방 가능한 재난·사고가 부주의로 발생하면 엄정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정부에서 발생한 ‘이태원 참사’와 같은 ‘인재(人災)’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집권 초기 국정 기강 잡기 성격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5일 용산 대통령실 지하 벙커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실에서 첫 번째 ‘안전치안점검회의’를 주재하며 “사람들이 사망하거나 중대한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 신속히 원인을 분석해 (사전에) 막을 수 있었는데도 부주의나 무관심 등으로 발생한 경우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며 “예측되는 사고,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 앞으로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장마철 대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열린 이날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을 거론하며 “우리가 조금 신경 쓰면 피할 수 있었던 재난·재해, 사고도 꽤 많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자신의 성남시장 시절 재난·재해 관리 경험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까지는 인허가 관련 부서에는 우수한 인력을 배치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계된 안전 부서에는 반대로 하는 그런 경향이 있었지 않나 싶다”며 앞으로는 안전 관련 분야에 더 유능한 인재를 배치할 것을 주문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처음으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도 참석자들을 향해 “여러분이 가진 권한과 책임을 한순간도 소홀히 할 수 없다”며 “오늘 각 부처 단위로 현재 현안을 체크하고 싶다. 어색하겠지만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오전 10시에 시작된 국무회의는 ‘김밥 회의’로 변경돼 4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각 부처의 업무보고가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특히 인공지능(AI) 연구개발과 관련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보고를 받고 “행정편의주의에서 벗어나라”고 요구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국토교통부에는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을 빠르게 시행할 것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할을 맡게 될 ‘국정기획위원회’를 구성하고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강 대변인은 “국정기획위원회는 인사 검증을 제외한 정부 조직개편, 국정과제를 정리하는 인수위원회 개념의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 지명한 이완규·함상훈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했다.
최승욱 이동환 기자 applesu@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