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 내내 단일화에 매달리던 국민의힘이 ‘독자 승리론’으로 선회했다.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상황이라는 현실적 한계를 받아들이고 보수 지지층 결집에 전력투구하기로 한 것이다.
김문수 대선 후보는 28일 밤 입장문을 내고 “이번 선거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짓는 역사적 순간”이라며 “사표(死票)가 아닌, 이길 수 있는 표를 던져야 한다. 김문수를 선택하면 김문수가 된다”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에게 투표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돕는 일이 된다는 논리로 자신에게 표를 모아 달라고 호소한 것이다.
김 후보는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이들이 김문수와 함께하고 있다”며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낙연 전 총리, 한동훈 전 대표 등을 열거했다. 이어 “이준석 후보 역시 이 역사적 책임 앞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구·경북(TK)의 한 중진 의원은 “이 후보를 향한 김 후보의 마지막 손짓”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서울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단일화 문제는 이제는 기계적으로 시한을 결정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저희가 협상하고 접촉하는 것으로 해결할 국면은 이미 지나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때부터 이 후보와 친분 있는 김용태 신성범 의원을 각각 비상대책위원장, 빅텐트추진단장으로 임명하는 등 단일화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이날까지도 이 후보가 거부 뜻을 굽히지 않자 독자 승리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김재원 후보 비서실장은 SBS라디오에서 “3자 구도로 대선을 치러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전날 3차 TV토론에서 여성 신체와 관련된 폭력적 표현을 인용한 데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진 점도 영향을 미친 분위기다. 나경원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방송에서 할 말, 못 할 말 구분 못한 참담한 판단력”이라고 이 후보를 비판했다.
김 비대위원장도 새미래민주당과의 ‘국민통합 공동정부 운영 및 제7공화국 개헌 추진 합의’ 협약식을 마친 뒤 “이 후보가 제 옆에 있었으면 혼났을 것이라는 말을 되돌려주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대통령 후보 배우자 TV토론을 제안했을 때 이 후보가 했던 말을 되받아친 것이다.
한 전 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대한민국은 이대로 멈춰 서느냐, 앞으로 나아가느냐의 갈림길”이라며 대선 후보 사퇴 후 처음으로 김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종선 이강민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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