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아마조나스주 타파우아. 열대우림으로 뒤덮인 아마존강 지류를 따라 형성된 인구 1만9000명의 소도시가 찬양과 기도로 들썩거렸다. 지난 23일(현지시간)부터 26일까지 집회 ‘부르심을 따르는 교회(Congresso: Igreja de Atitude Chamada)’가 타파우아순복음교회에 새로 들어선 종합체육관에서 열렸다. 타파우아순복음교회는 체육관 개관을 기념해 지역 교회들과 함께 연합 예배를 드렸다.
800석 규모의 체육관은 매일 가득 찼고 마지막 날엔 실외에 임시 의자까지 설치해야 했다. 밤에도 3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 속, 예배의 열기는 더 뜨거워졌다. 찬양이 시작되면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손을 들고 뛰었다. 이마에 땀이 비처럼 흘렀다. 카를루스 밀통 에반젤리스타 지 카스트루 타파우아순복음교회 목사는 “이번 집회는 교회의 새 출발을 알리는 선포의 시간”이라며 “체육관이 단순한 운동 공간을 넘어 하나님을 예배하고 공동체를 품는 플랫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07년 세워진 타파우아순복음교회는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의 지교회로 주일마다 250~300명의 교인이 예배에 출석한다. 이런 형식의 순복음교회 지교회가 브라질 내에만 50여개가 있다. 이 교회들은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신학과 사역 방식을 공유하며 ‘작은 여의도’처럼 브라질 전역에 복음 전파의 거점을 이루고 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김용철(69) 선교사가 직접 개척했거나 그의 제자들을 통해 세워졌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강조해 온 오중복음·삼중축복, 4차원 영성과 절대긍정 등은 김 선교사를 비롯한 현지 목회자들을 통해 브라질 복음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번 집회에는 북부 아마조나스주와 남부 이스피리투산투주 비토리아 등에 흩어진 순복음 지교회 목회자들이 설교와 기도, 단기선교팀 협력 등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했다. 특히 타파우아 지역의 5개 순복음교회 성도들은 복음 메시지를 담은 아마존 전통춤 공연부터 행사 진행, 예배 안내까지 자발적으로 섬기며 환대의 문화를 전했다.
25일엔 예정된 노방전도가 열대우림 특유의 폭우로 취소됐다. 슬레이트 지붕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수천 명의 박수처럼 들렸다. 선교팀은 외부 일정 대신 체육관 바닥에 무릎을 꿇고 마나우스를 비롯한 지역 복음화를 위해 기도했다. 두 손을 들고 큰 목소리로 기도하는 브라질 사람들의 모습이 한국의 기도원을 연상케 했다. 카스트루 목사는 “하나님께서 길을 막으신 게 아니라 기도의 문을 여신 것” 이라고 말했다.
다음 날엔 날이 갰다. 선교팀은 본격적인 외부 활동을 재개했다. 오전엔 배를 타고 강 건너 ‘떠다니는 교회(Igreja Flutuante)’를 방문했다. 나무로 지어진 수상 예배당은 타파우아순복음교회 지교회 중 하나로 인근 수상가옥 주민 40~50명이 매주 모여 예배하는 곳이다. 이날 40도에 가까운 내부 온도에도 교인들은 작은 탬버린 하나에 의지해 찬양을 불렀다.
오후에는 진흙 길을 따라 외곽 원주민 마을을 찾았다. 전날 내린 비로 트럭 바퀴가 빠지는 돌발 상황도 발생했지만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함께 차를 밀어 진창에서 벗어났다. “길이 멀고 험할수록 복음은 더 단단히 새겨집니다.” 현장에서 만난 원주민 대표들과 인사를 나누며 김 선교사가 말했다.
타파우아의 복음화율은 60%로 추산되지만 약물 중독과 빈곤 문제는 여전하다. 아마조나스주의 주도 마나우스에서 정기 운영하는 배편으로 사흘 걸리는 고립된 환경, 열악한 의료 기반과 물류 문제는 이 지역의 오랜 숙제다. 육로도 정기 항공편도 없는 상황에서 카스트루 목사는 “교회는 지역의 삶과 연결되는 공동체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음이 전해졌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말씀 전파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곳 사람들과 함께 웃고 울며 같이 사는 교회가 돼야 합니다.”
타파우아(브라질)=글·사진 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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