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자신이 당선되면 즉시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는 등 내수 침체 대응에 최우선적으로 나서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대통령의 당무 개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 집권 시기의 비정상적 당정 관계의 극복을 약속했다. 6·3 대선 레이스가 종반전으로 접어들면서 두 후보 모두 중도층 민심을 잡기 위한 총력전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2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이번 선거운동 기간 첫 기자간담회를 열어 “제가 만약 국민의 선택을 받게 된다면 가장 먼저 대통령이 지휘하는 비상경제대응 TF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즉시 실행 가능한 민생경제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 ‘불황과의 일전을 치른다’는 일념으로 내수 침체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모든 에너지를 경제와 민생 회복에 둬야 한다”며 ‘사법 개혁’ 등 그간 예고했던 각종 제도개혁 과제도 일단 후순위로 미룰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후보는 경기 부양을 위한 적극적인 국가 재정 투입, 첨단산업 분야의 각종 규제에 대한 개혁도 강조했다. 또 탈(脫)이념, 탈진영을 강조하며 “(저는) 그렇게 졸렬하지 않다”며 “특정인을 겨냥해 과녁으로 삼는 정치 보복은 결단코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김 후보는 충북 옥천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한 뒤 “대통령의 당무 개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정협력’ ‘당·대통령 분리’ ‘계파 불용’을 당정 관계 3대 원칙으로 제시하며 “이런 정신을 당헌에 명시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 발언은 중도 유권자들에게 당과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단절을 부각하는 동시에 후보 단일화를 거부하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여지도 만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그동안 대통령의 당무 개입 논란은 많은 갈등을 낳았다”며 “특히 공천 개입은 당의 자율성과 민주성을 훼손하고 대통령 중심의 사당화를 부추기며 당내 갈등의 불씨가 돼 왔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제는 잘못된 관행을 끊어내는 결단이 필요하다”며 “기득권 정치, 사당화 정치에 확실한 마침표를 찍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날 충청 지역 유세 현장에서도 거듭 비상계엄과 윤 전 대통령 탄핵 사태와 관련해 사과했다. 두 후보는 나란히 오는 29~30일 실시되는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이준석 후보는 김 후보와 단일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준석 후보는 서울 종로구 유세 직후 취재진과 만나 “부정선거에 대해 의견이 비슷했던 김문수·이재명·황교안 후보는 단일화해도 좋다”며 “그 외에 나머지 단일화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과잉 의료서비스 이용을 방지해 건강보험 재정 지출을 절감하는 공약을 발표하며 자신의 핵심 지지 기반인 20·30세대 공략도 이어갔다.
김판 정현수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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