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대선 후보 강제 교체 시도의 홍역에 여전히 시달리고 있다. 경선 탈락 후 탈당한 홍준표(사진) 전 대구시장은 옛 친정을 향해 “고쳐 쓸 수 없는 비열한 집단”이라고 힐난했고,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은 “타고난 인성은 어쩔 수 없나 보다”고 맞받았다.
권 전 위원장은 14일 페이스북에 홍 전 시장이 “당과 절연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이 당에서 두 번의 대권 도전, 두 번의 광역단체장 당선, 수차례 국회의원 당선을 한 분이 이제 와서 이러면 안 된다”고 직격했다.
앞서 홍 전 시장은 자신의 소통 채널인 ‘청년의꿈’에서 “두 번 탄핵당한 당과 절연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 번은 내가 일으켜 세웠지만,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서 그 당을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급하니 비열한 집단에서 다시 오라고 하지만 이젠 정나미 떨어져 근처에도 가기 싫다”고도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도 홍 전 시장을 두둔하고 나섰다. 그는 “본인들이 러브콜했다가 응하지 않으니까 인성 운운하는 건 무슨 황당한 일이냐”며 “(내가) 국민의힘을 나와 그 당의 반문명과 무지성에 대해 비판하니 ‘싸가지 없다’고 집단 린치를 가하던 그때의 모습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권 전 위원장을 겨눠 “사기 경선 피해자인 홍 전 시장에게 감히 타고난 인성을 말할 자격이 있나”라고도 했다. 권 전 위원장은 이에 “보수 전체를 위해 열심히 뛰어 달라”고 짧게 응수했다.
신경전이 격화되자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권성동 원내대표가 진화에 나섰다. 권 원내대표는 홍 전 시장을 ‘보수의 영웅’이라 치켜세우며 “모든 노여움은 오롯이 저에게 담아 달라. 하지만 이 당의 역사만은 버리지 말아 달라. 김문수 후보와 함께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까지 홍 전 시장 지지층에 구애를 보내는 상황에서 보수 진영 내부 파열음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홍 전 시장은 ‘이번 대선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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