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김문수·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등 6·3 대선에 나선 주요 후보들이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13일 대구·경북(TK)에서 격돌했다. 세 후보는 모두 TK 출신임을 내세우며 ‘보수의 텃밭’을 공략하려 했다.
이재명 후보는 대구 동성로에서 열린 유세에서 “재맹(재명)이는 경북 안동 출신인데 왜 ‘재맹이가 남이가’ 소리는 안 해주는 것이냐”며 “앞으로는 재맹이가 남이가 소리 한번 해주겠느냐”고 외쳤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금 편 가르고 색깔 따질 여유가 있느냐. 일만 잘하면 되지 않느냐”며 “이재명도 한번 써보시라. 제가 일하는 것은 자신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앞서 경북 구미 유세에서도 “진영이나 이념이 뭐가 중요하냐. 내 편보다 중요한 것이 이 나라의 미래”라고 말했다.
이틀 연속 대구 유세에 나선 김 후보는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경북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서 “나라가 어려울 때 대구·경북 도민이 반드시 위기에서 구한다. 불굴의 정신, 구국의 정신, 나라 사랑의 정신은 대구·경북 도민 여러분”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선거 초반 민주당 우세 구도를 ‘국가적 위기’로 규정하면서 국민의힘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이재명 후보와 김 후보는 TK 유세에서 모두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보수 민심을 자극하려고 애썼다. 이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이 나라의 산업화를 이끌었다”고 치켜세우면서 “박 전 대통령이 했던 여러 가지 일 중에 훌륭한 것 하나를 베끼기로 했다”는 발언도 했다.
김 후보는 과거 자신이 박 전 대통령의 경부고속도로 건설 등에 반대했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철이 들어서 가만히 보니까 제가 잘못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박 전 대통령은 위대한 세계적인 지도자"라고 칭송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 묘소에 가서 '당신의 묘소에 침을 뱉던 제가 당신의 묘소에 꽃을 바칩니다'(라고) 참회했다"고 전했다.
이준석 후보는 대구 죽전네거리에서 출근시간 피켓 유세를 한 뒤 경북대로 옮겨 학생들과 '학식'을 함께 먹으며 접촉면을 늘렸다. 이 후보는 "앞으로 대구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후보는 바로 저 이준석"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CBS 의뢰로 지난 9~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상대로 실시한 세 후보 간 가상대결(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결과를 보면 TK 지역에서 이재명 후보는 29.9%, 김 후보는 48.2%, 이준석 후보는 13.6%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후보는 3년 전 제20대 대선 당시 TK에서 22.55%를 득표했던 것보다 지지율이 올라간 양상이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동성로 유세에서 "(유세장에) 모인 여러분을 보니 옛날 대구 같지 않다. 대구가 디비진 거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승욱 이종선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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