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멀티플렉스 가운데 2곳인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하나로 합쳐진다. 침체된 국내 극장산업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영화관 업계 1위인 CGV와 양강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롯데그룹과 중앙그룹은 영화 관련 계열사인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의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합작 법인은 양사가 공동 경영할 계획이다. 신규 투자유치와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합병안은 논의를 거쳐 나올 예정이다.
코로나19 이후 영화산업은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롯데시네마가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은 3억원에 그쳤다. 메가박스는 13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집에서 보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득세한 영향이 엔데믹 이후로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그룹은 “최근 영화 산업이 영화 제작 감소, 흥행작 부족, 관객 수 저하 등 악순환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번 합병은) 급변하는 콘텐츠 산업 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컬처웍스는 롯데쇼핑이 지분 86.37%를 가지고 있다. 롯데시네마(영화관), 롯데엔터테인먼트(투자배급사), 샤롯데씨어터(극장)를 두고 있다. 콘텐트리중앙이 지분 95.98%를 보유한 메가박스중앙은 메가박스(영화관),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투자배급사), 플레이타임중앙(키즈 테마파크)을 주요 사업으로 운영한다.
두 회사는 이번 합병을 통해 기존 극장과 영화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적극적인 신규 투자유치로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이렇게 확보한 재원은 OTT와 차별화된 특별관을 확대하는 등 재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합병이 현실화하면 CGV와 양강 구도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CGV 전국 스크린 수는 1346개로 멀티플렉스 중 가장 많다. 롯데시네마는 915개, 메가박스는 767개다. 두 회사의 스크린 수를 합하면 CGV보다 많아진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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