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정부가 오는 7일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한 ‘팀 코리아’와 두코바니 원전 신규 건설 본계약을 체결한다. 한국형 원전은 경쟁사의 방해 등 난관을 넘어 16년 만에 ‘2호 수출’을 달성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수원과 체코전력공사(CEZ) 산하 두코바니Ⅱ 원자력발전사(EDUⅡ) 간 신규 원전 사업 본계약 체결일이 7일로 확정됐다. 체코 정부는 지난 30일 각료회의를 열어 원전 건설 예산을 승인하고 본계약 일정을 발표했다.
이로써 한국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두 번째 원전 수출 기록을 세우게 됐다. 사업 규모는 총사업비만 약 4000억 코루나(약 26조원)로 산술적으로만 보면 바라카 원전 총사업비(약 20조원)를 웃돈다. 한수원은 2029년 신규 원전을 착공해 2036년 시험 가동, 2038년 상업 가동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원전은 체코 프라하에서 동남쪽으로 160㎞가량 떨어진 트레비치시 소재 두코바니 원전 단지 바로 옆에 짓게 된다.
경쟁사들의 방해를 뚫고 최종 계약에 이르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지난 3월 마무리될 예정이었던 본계약은 1개월 넘게 지연을 겪었다. 원전 수주전에서 밀린 프랑스 전력공사(EDF)와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계약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체코 경쟁보호청(UOHS)에 진정을 제기한 탓이다. 하지만 경쟁사들의 반발은 ‘시간 지연’ 이상의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UOHS는 지난해 11월 이들의 주장을 한 차례 기각했고, 남은 EDF의 항소도 지난달 24일 기각을 확정했다.
최종 수주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한수원은 신규 원전 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당시 체코 테멜린 지역에 원전 2기를 추가로 건설하는 4기 규모의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향후 5년 내로 테멜린 지역의 원전 건설 계획이 확정되고 ‘팀 코리아’가 재차 수주에 성공할 경우 총사업비는 ‘26조원+α’로 늘어나게 된다.
이번 수주가 멈춰선 한수원의 유럽 신규 원전 건설 시장 도전에 불씨를 되살릴지도 관심사다. 한수원은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유럽 시장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다. 지난 2월에는 슬로베니아 신규 원전 수주전에서 철수하더니 3월에는 네덜란드에서도 철수를 결정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유럽 소형모듈원전(SMR) 시장 진출 도전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중대형 원전은 아시아·중동 지역에 좀 더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이의재 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