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전쟁의 유탄을 맞은 월마트 등 자국 대표 소매업계 경영자들과 만났다. 중국과 경쟁적으로 관세율을 높이면서도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던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채 투매와 뉴욕증시 급락 등 후폭풍이 일어나자 시장을 다독이고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코넬 타깃 CEO, 테드 데커 홈디포 CEO를 만났다. 이들과의 면담은 백악관이 사전에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 일정에는 없었다.
월마트와 타깃은 미국을 대표하는 마트·슈퍼마켓 체인, 홈디포는 주택용 자재 유통기업이다. 미국 전역에 유통망을 둔 이들 업체는 외국에서 수입하는 원자재에 의존해 트럼프발 관세전쟁의 유탄을 정면으로 맞은 기업으로 평가된다. 특히 월마트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145%까지 관세율을 끌어올린 중국에서 수입하는 상품이 많은 곳으로 지목돼 있다.
이날 백악관을 찾은 경영자들은 대중국 고율관세는 물론 10%의 기본관세가 사업에 미치는 악영향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관세 여파를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줄 목적으로 소매업체 경영자들과 접촉한 것으로 관측된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불안정한 관세 정책이 여러 산업에 파장을 일으키며 뉴욕증시를 흔들었다. 최근에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을 흔들고 나섰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소매업체 경영자들을 만난 것은 상호관세를 발표한 뒤 처음 있는 일로 전문가들은 이 업체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짚었다.
월마트 대변인은 백악관 회의를 마친 뒤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생산적인 회의를 했다. 우리의 통찰력을 공유할 기회를 준 데 감사한다”고 밝혔다. 타깃도 성명에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생산적인 회의를 했다. 소매업계는 무역에서의 전진 방안을 논의했다”며 “우리는 미국 소비자들을 위한 가치를 창출하는 데 계속 헌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홈디포 대변인은 “많은 정보를 공유하며 건설적인 대화가 오갔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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