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은 6일 탄핵 반대 집회를 이어온 지지자들 단체 ‘국민변호인단’에 “저는 대통령직에서는 내려왔지만 늘 여러분 곁을 지키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윤 전 대통령 내외는 이르면 주초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퇴거할 전망이다.
윤 전 대통령은 국민변호인단에 보내는 메시지에서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죄송하고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밝혔다고 윤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단이 전했다. 윤 전 대통령은 “2월 13일 저녁 청계광장을 가득 메웠던 여러분의 첫 함성을 기억한다”며 “나라의 엄중한 위기 상황을 깨닫고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해 싸운 여러분의 여정은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변호인단은 ‘국민이 부른 대통령 국민이 지킨다!’를 슬로건으로 출범해 탄핵심판 내내 반대 집회와 ‘필리버스터’를 이어 왔다. 출범식은 윤 전 대통령의 지난 대선 출정식이 있었던 청계광장에서 열렸다. 지난 4일 윤 전 대통령의 직무복귀 환영 집회를 계획했던 곳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이 나라와 미래의 주인공은 바로 여러분”이라며 “오늘의 현실이 힘들어도 결코 좌절하지 마시라”고 했다. 이어 “청년 여러분께서 용기를 잃지 않는 한 우리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글을 맺었다.
윤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파면 이후 두 번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메시지에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승복’한다는 내용이 없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 측은 지난 4일 메시지부터가 이미 결정을 받아들인 의미이며, 헌재에 대한 비난이나 ‘불복’ 표명도 없었다는 입장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미 받아들였으니 그동안 감사했고 죄송하다는 메시지가 나온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서울 한남동 관저에 여전히 머무르고 있다. 이삿짐을 싸고 관저를 정리하는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만간 퇴거해 종전 거주지인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로 향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파면된 전직 대통령의 관저 퇴거와 관련한 구체적인 규정은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파면 결정 이틀 뒤 서울 삼성동 사저로 이동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고 말해 ‘불복’ 논란이 일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는 운영이 중단됐다. 대통령실 건물 내 윤 전 대통령의 민생토론회 사진 등이 상영되던 전광판은 꺼졌다. 윤 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계정은 ‘대한민국 대통령’에서 ‘제20대 대통령’으로 변경됐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