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스케이팅의 스핀 동작처럼 자동차가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잠시 뒤엔 자동차가 게처럼 옆으로 움직였다. 바퀴에 현대모비스의 e코너 모듈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에 가능한 장면이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한 미디어업계 종사자는 “좁은 골목에서 주차 못 하는 운전자들에게 축복이 될 만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서울모빌리티준비위원회는 ‘2025 서울모빌리티쇼’ 개막일 하루 전인 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미디어에 먼저 공개했다.
이날 가장 주목을 받은 건 세계 최초로 공개된 현대자동차의 신형 넥쏘다. 2018년 3월 처음 출시한 이후 7년 만에 완전 변경해 내놓은 모델이다. 국내외 유튜버들이 넥쏘 주변에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체 측정 결과 약 5분 충전으로 700㎞ 이상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이날 아이오닉6와 아이오닉6N의 새로운 디자인도 전 세계 처음으로 공개했다.
기아 부스에 들어서자 브랜드 첫 목적기반모빌리티(PBV) PV5 옆에서 귀여운 캐릭터들이 캠핑을 하고 있었다. PBV는 사무실, 식당, 카페, 숙박 등 특정 용도에 맞게 내·외부 디자인, 좌석 배치 등을 다양하게 설계할 수 있다. 캠핑 용도로 설계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글로벌 완구 브랜드 ‘플레이모빌’과 이런 식으로 꾸민 거다. 움직이는 사무실을 구현한 콘셉트카 ‘슈필라움 스튜디오’엔 LG전자와 협업해 스타일러, 스마트미러, 커피머신 등 인공지능(AI) 가전을 탑재했다. 제네시스는 플래그십 세단 ‘G90’을 기반으로 만든 콘셉트카 ‘엑스 그란 쿠페 콘셉트’와 ‘엑스 그란 컨버터블 콘셉트’를 처음 공개했다.
흙먼지를 잔뜩 묻힌 채 가파른 돌길을 오르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G클래스 차량이 발길을 끌었다. 벤츠 부스에 가니 메르세데스 AMG GT 모델이 전시돼 있었다. 10년 만에 공개된 완전변경 모델이다.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최고출력 843마력의 성능을 갖췄다. BMW도 역동적인 성능을 내는 모델을 들고 왔다. BMW의 뉴 iX는 최고출력 659마력을 낸다. 3.8초 만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할 수 있다. BYD(비야디)코리아는 이날 한국에 2번째로 출시하는 전기 승용차 ‘실’을 공개했다. 처음 출시한 아토3가 가성비에 초점을 맞췄다면 실은 최대출력 530마력의 준수한 성능을 갖췄다.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 전시회인 서울모빌리티쇼의 원래 명칭은 ‘서울모터쇼’였다. 자동차를 넘어 ‘이동하는 모든 것’을 아우르겠다는 의지로 2021년에 이름을 바꿨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거대한 항공기가 눈에 띄었다. 삼보모터스그룹의 수직이착륙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기체다. 국내 친환경 선박 제조사 빈센은 레저용 전기선박 ‘이포크2’를 들고 왔다. 서울모빌리티쇼 행사장에 선박이 전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고양=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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