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업계에 따르면 2003년 국내 진출한 피자 브랜드 파파존스의 ‘수퍼 파파스’는 지난해 559만판 이상이 팔렸다. 국내 260여개 매장에서 하루 평균 약 1만5300판이 판매됐다. 이는 영업시간(오전 11시∼오후 10시) 기준 약 2.59초당 1판씩 팔린 셈으로 파파존스의 대체 불가한 대표 메뉴임을 입증했다. 수퍼 파파스는 파파존스의 브랜드 철학을 담은 피자다. 72시간 저온 숙성한 도우, 수확 후 6시간 이내 가공해 만든 토마토 소스, 풍부한 고기·채소 토핑으로 다른 콤비네이션 피자와 차별화를 뒀다.
캐주얼 다이닝 레스토랑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의 투움바 파스타는 2001년 국내에 처음 출시된 이후 꾸준히 사랑 받아온 메뉴다. 아웃백하면 바로 투움바 파스타가 연상될 만큼 아이덴티티를 굳건히 담고 있다. 출시 당시부터 지금까지 같은 페투치니면을 사용하며 산지에서 해당 메뉴 전용 양송이 버섯과 신선한 재료를 활용해 매일 오전 매장에서 소스를 만든다. 지난해만 250만개 이상, 최근 3년간 약 660만개가 판매됐다. 협업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라면·버거 등 다양한 식품 브랜드에서 ‘투움바’ 관련 신제품이 잇달아 출시됐다. 아웃백은 지난달 투움바 파스타를 기반으로 한 신메뉴 ‘트러플 머쉬룸 투움바 파스타’, ‘부라타 로제 투움바 파스타’를 출시하며 라인업 확장에 나섰다.
버거 프랜차이즈 업계도 시그니처 메뉴의 인기를 활용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버거킹은 지난해 한국 진출 40주년을 맞아 기존 ‘와퍼’를 리뉴얼한 ‘뉴와퍼’를 출시했다. 리뉴얼 과정에서 기존 와퍼를 “판매 종료한다”며 마치 단종한다는 듯한 표현을 사용해 ‘노이즈 마케팅’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런데도 뉴와퍼는 출시 2개월 만에 400만 개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시그니처 메뉴의 힘을 보여줬다. 버거킹은 올해 만우절에는 기존 7200원인 와퍼를 3900원에 판매하는 할인 행사를 진행했고 주요 버거킹 매장에는 소비자들이 줄을 늘어섰다. 버거킹 역시 올해 들어 ‘콰트로치즈 풀드비프 와퍼’, ‘통모짜와퍼’ 등을 출시하며 기존 와퍼에 변화를 줬다.
‘싸이버거’의 인기에 힘입어 전국에 가장 많은 매장을 보유한 버거 프랜차이즈로 성장한 맘스터치도 시그니처 메뉴를 활용한 라인업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유명 셰프인 에드워드 리와 손잡고 출시한 ‘에드워드 리 싸이버거’는 판매 1주차에 예측치의 328%를 초과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달에도 맘스터치 싱글·커플세트를 ‘에드워드 리 셰프 컬렉션’ 신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한 세트 메뉴를 내놨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가성비 세트 메뉴로 인기가 높았던 싱글·커플세트를 에드워드 리 셰프 컬렉션 신제품으로 재구성해 봄나들이에 어울리는 실속형 메뉴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한국 외식시장은 다양한 신제품이 쏟아지고 빠르게 변화하는 역동적인 곳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스테디셀러로 여전히 이름값을 하는 시그니처 메뉴는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브랜드 확장성이 시그니처 메뉴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판매량이 높은 기존 메뉴의 인기를 유지하는 동시에 변화하는 고객 취향을 반영한 메뉴 개발과 신규 고객 유입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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