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6일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양심선언’을 요구받았다고 토로한 통화 녹취를 두고 “내란죄 주장의 핵심 근거들이 모두 오염된 것으로 밝혀졌다”며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한 총공세에 나섰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탄핵 정국의 ‘키맨’으로 떠오른 곽 전 사령관 진술 흔들기에 전력하는 모습이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곽 전 사령관의 통화 녹취와 관련해 “민주당 의원들이 내란죄를 엮기 위해 곽 전 사령관을 회유, 겁박한 사실이 명확하게 드러난 것”이라며 “오염의 주범은 바로 민주당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곽 전 사령관은 12·3 비상계엄 직후인 지난해 12월 5일쯤 지인과의 통화에서 “내가 살려면 나보고 양심선언을 하라는데”라며 “얘들이 다 사정은 아는데 그래도 뭐 내란죄로 엮겠단다”라고 말한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전해졌다. 곽 전 사령관은 그 이튿날 김병주 민주당 의원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전임 장관(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국회의사당 안에 있는 ‘인원’들을, ‘요원’들을 밖으로 빼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 등 국민의힘 국방위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황상 지난해 12월 5일 곽종근을 협박한 세력은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곽 전 사령관은 이후 지난해 12월 10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처음으로 “대통령께서 비화폰으로 제게 직접 전화를 하셨다.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고 말했다”며 윤 대통령 지시가 있었다고 폭로했다.
다만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 여부에 대해서는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이상현 특전사 1공수여단장은 지난달 21일 국회 국정조사에서 “대통령님께서 ‘문을 부숴서라도 국회의원을 끄집어내라’고 말씀하셔서”라고 증언했다. 반면 김현태 특전사 707특임단장은 지난달 6일 헌재에서 “그런 지시가 없었고 제가 기억하기에는 있었다고 한들 안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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