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를 넘는 중국산 허위 게임 광고가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십수년간 허위·과장, 짜깁기 광고를 일삼던 중국 게임사는 최근 국내 게임의 지식재산권(IP)을 무단으로 도용해 광고로 노출하는 몰염치한 행동까지 했다. 업계에서는 허위 광고뿐 아니라 ‘먹튀’ 운영, 업데이트 지연 등을 일삼은 중국 게임사의 무책임한 태도에 대한 강력한 대응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중국 게임사인 SP게임즈가 최근 출시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귀신과 함께’ 광고 영상에 국내 게임사 넥슨의 IP인 ‘히트2’의 플레이 장면이 무단으로 들어가 논란을 빚었다.
광고 속 캐릭터가 해변을 배경으로 전투를 벌이는 장면이 특히 문제가 됐다. 이는 히트2 캐릭터가 사냥터에서 싸우는 장면을 도용해 그대로 넣은 것으로 밝혀졌다. 넥슨 측은 해당 건에 대해 곧바로 저작권 침해 신고를 진행했다. 아울러 IP 무단 도용 사례에 대해 법적 대응을 취한다는 입장이다.
오지영 한국소비자원 상임위원은 “타 게임사의 IP를 무단 도용하는 행위는 저작권법 위반 또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며 “각 법률에 따른 처벌의 법정형은 저작권법 위반의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의 경우 3년 이하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들끓는 논란에도 이 게임은 애플 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광고에 혹해 게임에 유입된 이용자들은 “광고와 실제 게임이 다르다” “광고에서 나온 장면이 게임에 전혀 없는데 허위광고 아니냐” 등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리뷰에도 이용자의 비판이 이어지는데도 개발사는 “더 발전하겠다. 추가 문의사항은 게임 내 고객센터로 연락 달라”는 기계적인 답변만 반복해 붙여넣고 있다.
중국 게임사의 무책임한 서비스 운영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국내에서 서비스하다가 돌연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고 사업을 철수하는 ‘먹튀’ 운영으로 게임에 과금한 게이머에게 큰 실망을 안긴 곳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2020년 중국 게임사인 페이퍼게임즈가 출시한 ‘샤이닝니키’는 중국의 동북공정을 지지한다며 돌연 한국 서비스를 중단해 물의를 빚었다. 정부는 해외 게임 사업자의 국내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하고 구체적인 준수사항도 명시한 ‘해외게임 국내대리인 지정법’을 도입해 올해 말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제도를 위반하는 해외 게임사는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철우 게임전문 변호사는 “국내 대리인 지정 이후 해외 게임사의 의무 위반시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물관리위원회 등의 행정지도 및 행정처분이 용이해질 수 있다”면서 “더불어 이용자 입장에서 한국소비자원, 손해배상 및 환불 소송의 대상이 명확해져서 절차 진행이 수월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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