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초의 명물, 만석닭강정이 위생 문제로 구설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과태료 처분까지 받았다는 내용이 전파를 타면서 한때 매출은 반 토막 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만석닭강정은 이 사건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았습니다. 저는 여기에 한국교회가 새길 교훈이 있다고 봅니다.”
“가게 직원들은 반도체 회사처럼 위생복을 입었습니다. 조리시설은 바깥에서도 보이도록 유리로 교체됐습니다. 손님들은 ‘반도체 공장처럼 위생을 잘 지키는 업체가 됐다’며 ‘만석반도체’라는 별명을 붙여줬습니다. 그렇게 반년 만에 만석닭강정은 이전 매출을 회복했다고 합니다.”
12일 서울 중구 열매나눔재단. 교회재정건강성운동 세미나에서 한용 높은뜻하늘교회 목사는 한국교회의 신뢰회복 방안으로 만석닭강정 사례를 제시했다. 그는 “모든 요식업체가 위생복 착용을 강조하거나 주방을 유리방으로 만들진 않는다”면서도 “비위생적 시설로 문제가 됐던 업체는 이렇게 해야 한다. 사회로부터 재정에 대한 신뢰를 잃은 한국교회 역시 말이 아닌 행동으로 재정을 투명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높은뜻하늘교회는 주보에 지난주 헌금 내용을 모두 공개하고 있다. 교인들은 정관에 따라 예산위원회에 참여하고 교회행정 의결 기관인 제직회는 분기마다 교인들에게 결산 내용을 공유한다. 교인들은 감사위원회를 구성하고 목회자 사례비는 전 교인에게 공개된다.
이날 세미나 발표자들은 교회의 투명한 재정 운용 방식에 공감하면서도 “주객이 전도돼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어디까지나 교회의 재정 공유는 감시 장치가 아닌 ‘교회다움’에 있어야 한다는 제언이었다.
성석환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투명하게 관리되지만 재정 대부분이 교회 내부 오락이나 인건비로만 충당되고 있다면 본래 취지를 상실한 것”이라며 “공동체를 회복하고 생명을 살리는 일에 지출의 우선순위를 두는 게 투명한 재정 관리의 목적이다. 교회 재정은 약자를 세우고 이웃을 초청하는 일에 아낌없이 사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이현성 기자 sa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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