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국회를 둘러싼 전운이 다시 짙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19일 본회의에서 ‘쌍특검법’(채상병·김건희 특검법)과 ‘지역화폐법’ 처리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3가지 법안 모두 ‘수용 불가’ 입장인 국민의힘은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포함한 대응 방안을 고심 중이다.
복수의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들은 18일 통화에서 “19일 본회의에 3개 법안을 다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건희 특검법이 가장 먼저 상정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상정 순서는 조정 가능성이 있다.
당초 민주당은 이들 법안 중 일부라도 지난 12일 본회의에 부치자는 입장이었으나 우원식 국회의장이 “추석 연휴 이후인 19일에 처리할 수 있도록 양당이 협의해 달라”고 제동을 걸었다. 의료대란 해결에 우선 집중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의장실 관계자는 “3개 법안을 19일에 모두 상정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면서도 “(쌍특검법과 관련해) 국민 눈높이가 가장 중요하고, 의혹 규명을 위한 해소의 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본회의 날짜는 9월 26일”이라며 “합의된 일자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겁박하는 행태는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필리버스터 등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소속 의원들에게 비상의원총회 소집을 공지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위헌·위법적인 특검법과 현금살포용 지역화폐법을 강행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회 경내 대기령’을 내렸다.
다만 170석을 보유한 민주당이 토론 종결권을 쥐고 있는 만큼 강행처리는 예견된 수순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와 야당의 재표결 추진이 반복될 공산이 크다. 민주당은 또 ‘4대 국정조사’(채상병·서울양평 고속도로·방송장악·동해 유전개발)도 회기 내에 밀어붙일 계획이라 정기국회 내내 여야 강대강 대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송경모 정현수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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