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당 홈페이지에 있는 당원 게시판의 게시글 작성 횟수를 1인당 ‘1일 3회’로 제한하는 조치를 했다. 최근 일부 당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대표 등을 대상으로 거친 표현이나 욕설을 담은 게시물을 반복해서 올리자 차단에 나선 것이다. 지지층 내부 분열뿐 아니라 자칫 당정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을 관리하는 당 홍보국은 지난 10일부터 당원들의 온라인 게시판인 ‘당원Talk’에 당원 한 사람이 1일 3차례까지 게시글을 작성할 수 있도록 제한하기 시작했다. 해당 게시판은 당원들만 게시물을 열람하거나 게재할 수 있다. 이런 조치는 한 대표에게도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운영 정책을 위반한 게시물에 대한 제재 기준도 생겼다. 동일한 내용을 3회 이상 반복적으로 작성하는 ‘도배성’ 글이나 가짜뉴스, 욕설, 막말, 비속어, 혐오 조장이 담긴 게시물은 제한한다는 것이다.
최근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반목하는 기류가 표출될 때마다 수천 개의 게시물이 올라오며 과열되고 있다. 의대 증원 유예 제안,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 등의 사안에서는 친한동훈 성향 당원들이 윤 대통령을 성토하는 글을 쏟아냈다. 친윤석열 당원들도 한 대표를 저격하는 맞불 성격의 글을 올리며 ‘온라인 내전’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내부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 당원들은 글 게시 제한에 대해 “과도한 입막음용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반대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게시물이 줄어들어 피로감을 덜어냈다”는 반응도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는 11일 통화에서 “소위 도배글 때문에 의미 있는 의견들이 주목받지 못하고 묻히는 경우가 많았다”며 “당원 일부가 멋대로 게시판을 장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당정 갈등’ 논란 소지를 줄이려는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여당 관계자는 “당원 게시판이 ‘윤·한 갈등’의 대리전 양상을 띠기도 하는데, 굳이 내부 갈등을 키울 필요가 없다는 뜻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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