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의정 갈등 해법을 두고 불거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설에 대해 “당정 간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당정 갈등’ 프레임 확산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거듭 제안한 영수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국회 정상화’ 우선 원칙을 내세우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한 대표 및 당과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정부·여당이, 내각과 당의 소통이 제대로 안 이뤄지면 되겠느냐”고 반문하며 “다양한 채널을 통해 원활히 소통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고위당정협의도 과거에는 잘 안 됐는데, (지금은) 주말마다 꼬박꼬박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저 역시도 우리 당 의원들, 당 관계자들과 수시로 통화할 뿐 아니라 저한테 찾아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윤·한 갈등설은 최근 한 대표가 의정 갈등 사안과 관련해 정부와 사전 협의 없이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유예안’을 제시하고, 대통령실이 ‘수용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재차 부각됐다. 여당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이 30일 열릴 예정이던 여당 신임 지도부와의 만찬을 연기하고, 관례적으로 참석하던 국민의힘 연찬회에 불참한 것을 두고 껄끄러운 당정 관계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 대표가 꺼낸 증원 유예안을 직접 거론하지 않고 “다양한 현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여야 대치가 일상화 된 국회 상황을 두고는 “정치를 시작하면서부터가 아니라 제가 살아오면서 처음 경험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떻게 이것을 풀어나가야 될지 용산에서도 참모들과 많이 논의하고 있다. 좀 더 깊이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영수회담을 해서 이 문제(여야 대치 정국)가 금방 풀릴 수 있다면 열 번이고 왜 못하겠느냐”며 “잘하고 못하고는 둘째 문제고, 국회가 좀 정상적으로 기능을 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국회 정상화를 선결 조건으로 제시하면서 당장 영수회담에 나설 뜻이 없음을 재확인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야당의 ‘청문회 공세’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국회가) 해야 할 본연의 일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인사청문회라든지 다양한 청문회를 보고 있으면 제가 이때까지 바라보던 국회와 너무 다르다”고 토로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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