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2기’ 체제에 들어간 더불어민주당이 당내 조직과 기구 재정비를 통해 수권정당으로서의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민주당은 최고위원회 산하에 집권플랜본부를 설치하는 방안, 외부 전문가 풀을 적극 활용하는 ‘정책자문위원회’ 신설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을 중심으로 주요 당직자들이 수시로 모여 정책방향 등을 잡아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8·18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 최고위 산하에 집권플랜본부를 신설해 본부장을 맡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또 당원 주권, 정책 협약, 예비 내각을 집권을 위한 ‘3대 과제’로 제시했다. 한 지도부 소속 인사는 25일 “지도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단계”라며 “최고위원별 역할 배분을 두고 다양한 논의가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집권플랜본부 가동과 동시에 정책 역량 제고에도 집중하고 있다. 현재는 당내 정책위원회가 정책과 관련한 주요 의사결정 통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정책위가 집권을 대비하는 중장기적 로드맵까지 마련하기에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당 차원의 정책자문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이는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한 ‘정책기획위원회’ 설치 구상에서 비롯됐다. 진 의장은 정책위 산하에 정책기획위원회를 두고 외부 전문가와 함께 새로운 정책을 발굴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대표 2기 체제에서 진 의장이 유임되면서 정책위 산하 정책기획위 구상이 당 차원의 정책자문위로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책위 핵심 관계자는 “보다 큰 틀에서 민첩하고 구체적으로 정책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외부 자문을 폭넓게 받을 필요가 있다”며 “정책위는 현안 대응에 집중하고, 정책자문위는 장기적으로 집권 비전과 관련한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정책 브레인’으로 알려진 이한주 원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민주연구원의 역할도 주목받는다. 이 대표는 자신의 핵심 공약인 기본소득 정책을 설계한 이 원장을 지난 4월 민주연구원장에 임명했다. 그동안 물밑에서 활동하던 이 원장이 전면에 배치되면서 본격적으로 대권 준비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왔다.
민주연구원은 이 대표의 핵심 공약이자 최근 민주당 강령에 추가된 ‘기본사회’와 관련한 다양한 정책 실험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전남연구원·전북연구원과 공동 연구에도 착수했다. 민주당 소속 단체장이 있는 호남지역에서 기본사회 관련 구체적인 정책을 적용하고, 이를 대선에서도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민주연구원과 당 지도부, 정책위 등이 두루 참여하는 ‘고위정책회의’를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현재 논의 중인 시도들은 당의 정책 품질을 높여 집권 역량을 갖추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김판 이동환 송경모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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