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25일 여야 대표 회담을 연다. 지난 18일 연임에 성공한 이 대표가 “시급한 현안들을 격의 없이 의논하자”고 제안했고, 한 대표가 “환영한다”고 화답하면서 전격적으로 회담 일정이 잡혔다. 두 사람 모두 외연 확장을 도모하는 상황이라 민생 현안을 중심으로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한 대표와 이 대표가 25일 오후 3시 국회 본관에서 민생 관련 회담을 열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이해식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민생의 어려움, 교착된 정국을 타개하기 위해 (이 대표가) 용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의제는 양당 실무진이 추후 협의하기로 했다. 한 대표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이 대표는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법)을 우선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여야가 대치 중인 ‘채상병 특검법’이 의제에 포함될지는 불투명하다.
한 대표와 이 대표가 의제를 갖춘 공식 회담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한 대표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취임한 뒤 이 대표를 예방해 20분간 만났지만, 당시는 상견례 성격이 짙었다.
여야 대표 회담이 성사되면서 이 대표가 함께 제안한 영수회담도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회부터 정상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해진 사항이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말해 영수회담을 진지하게 검토하는 단계가 아님을 밝혔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영수회담이 과연 민생 회복과 여야 협치 차원에서 실질적 효과가 있겠느냐는 회의감도 흐른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 대표가 지난 4월 29일 만난 이후 대통령실과 야당, 여당과 야당 사이에 오히려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날도 대통령실이 이 대표에게 윤 대통령의 취임 축하 난을 보내려는 과정을 두고 양측이 옥신각신 했다. 대통령실은 축하 난를 보내려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답을 받지 못해 불발됐다고 설명했지만, 민주당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여야 대표 회담의 결과를 본 뒤 영수회담 여부를 최종 판단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은 그간 만남을 피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만일 영수회담이 성사된다면 ‘톱다운’(하향식)이 아닌 ‘보텀업’(상향식) 방식이어야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해 왔다.
정현수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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