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한국 승용차가 가장 ‘많이’ 수출된 곳은 미국, 가장 ‘비싸게’ 수출된 곳은 영국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 1~6월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승용차는 총 77만9477대로 수출국 중 가장 많았다. 이어 캐나다(12만859대), 호주(8만4335대), 영국(4만6381대), 사우디아라비아(3만4909대) 등 순으로 수출됐다.
승용차 1대 당 수출 단가가 가장 높은 국가는 영국으로, 2만7189달러(약 3741만원)를 기록했다. 수출 단가는 국내 생산 자동차가 해외에서 얼마나 제값을 받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국산 자동차의 제품 경쟁력을 나타낸다. 독일(2만7097달러·약 3727만원), 미국(2만4302달러·약 3342만원), 네덜란드(2만3845달러·약 3280만원), 캐나다(2만2581달러·약 3106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수출 단가가 높은 국가는 이 기간 수출된 전체 승용차 중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수출 단가 ‘톱5’ 국가 중 독일(76.4%), 네덜란드(68.7%), 영국(66.4%)으로의 친환경차 수출 비중은 60~70%대를 나타냈다.
국내 자동차 업계 맏형인 현대차그룹은 프랑스 신차 시장에서 친환경차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기아도 마찬가지다. 양사의 프랑스로 수출된 친환경차 비중은 현대차가 62.4%(1만4860대)로 가장 높았고, 기아는 57.5%(1만3494대)를 기록했다. 10대 중 6대는 친환경차라는 뜻이다. 현대차·기아는 캐스퍼 일렉트릭과 EV3 등 소형 전기차를 유럽 시장에 출시해 판매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전 세계적인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기) 속 전기차 수출 비중은 독일 39.0%, 영국 27.4%, 네덜란드 28.4%를 기록했다. 한국 승용차가 가장 많이 수출된 미국의 경우 친환경차와 전기차 수출 비중이 각각 22.7%, 8.5%인 것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독일은 하이브리드차 수출 비중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8% 포인트 오른 34.7%를 기록하며 영국에 버금가는 높은 수출 단가를 나타냈다.
국내에서도 친환경차 등록 대수가 상승하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 차량이 돋보인다. 2021년 23만3000대 증가를 시작으로 2022년 26만2000대, 2023년 37만1000대, 올해 상반기 22만8000대가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말이면 지난해 증가 대수를 뛰어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6월까지 누적 등록 대수는 177만943대다. 하이브리드를 포함해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 누적 등록 대수는 241만3000대로 집계됐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친환경차 수출 단가가 높아져 4000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다”며 “수출 단가가 높은 국가는 수출 대수가 많지 않아도 차를 비싸게 팔아 많은 수익을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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