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이틀 노동시장 냉각 등 경기침체 가능성을 언급하며 통화정책 변화를 시사했다. 특히 인플레이션 지표가 정책 목표치인 2%에 도달하기 전이라도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시장의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웠다.
파월 의장은 10일(현지시간) 미 연방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로 떨어지기 전이라도 상황에 따라 통화정책을 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2%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는 “오래 기다리면 물가가 하락해 우리가 원치 않는 2% 아래로 내려가는데, 그건 너무 오래 기다린 것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연방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 하반기 통화정책 보고에서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 약화를 균형 있게 고려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은 두 가지 측면에서 리스크가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연준이 금리를 너무 빨리 인하하면 물가가 다시 오를 수 있고 연준이 금리 인하를 너무 늦게 하면 노동시장이 급격히 약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직면한 위험은 높은 물가뿐만이 아니다. 노동시장이 여러 측면에서 상당히 냉각된 것을 봤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또 오는 11월 미 대선 등 정치적인 변수는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일정과 관계없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필요한 시점에 금리 인하를 결정하겠다는 취지다.
미국 투자자문사 에버코어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블룸버그통신에 “파월 의장 증언의 핵심은 위험 균형을 평가하는 연준의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향후 데이터가 뒷받침된다면 9월에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11일 오후 3시 기준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확률은 70%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46.8%로 반영됐던 한 달 전 조사 때보다 23.2% 포인트 오른 수치다.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적 발언에 간밤 뉴욕증시 주요 지수들도 전고점을 갈아치웠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0일 낮 12시 40분 기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보다 32.75포인트 상승한 5609.73을 기록했다. S&P500 지수가 5600선을 돌파한 건 처음이다. 나스닥지수도 이날 오전 한때 1만8585.44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썼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80.62포인트 뛴 3만9472.59를 기록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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