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민주당에는 1인 지시에 일렬종대로 돌격하는 전체주의의 유령이 떠돌고 있다”며 8·18 전당대회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이재명 전 대표 추대로 흐르던 당권 레이스가 경쟁 구도로 바뀌면서 연임 가도에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세종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화해와 통합, 연대와 연합을 지향했던 김대중 정신도, 아닌 것은 아니라고 이의를 제기했던 노무현 정신도 민주당에서 흔적도 없이 실종된 지 오래”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국민이 부여한 여소야대 정국의 거대 1당으로서 책임을 거슬러 역사상 유례없는 제왕적 당대표, 1인 정당화로 민주주의 파괴의 병을 키웠다”며 “1인 독주를 막지 못하면 민주당의 위기는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특히 이 전 대표 체제를 거치며 민주당에 다양성이 사라졌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지금 민주당에서 토론은 언감생심”이라며 “이번 출마는 눈에 뻔히 보이는 민주당의 붕괴를 온몸으로 막겠다는 강력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출마 기자회견을 마치고 광주로 이동해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이어 강기정 광주시장과 회동했다.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 표심에 호소하며 자신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적자임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 전 의원은 10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11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다.
이 전 대표는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연다. 이 전 대표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실종된 대한민국의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며 “국가 위기 극복, 새로운 경제 성장을 통한 민생 회복을 구현할 정책 대안도 발표한다”고 밝혔다.
권혁기 이 전 대표 캠프 총괄팀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이나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에 대한 비판과 지적은 지양할 것”이라며 “국민의힘 전당대회 후보들의 정치 공세성 메시지와는 달리 미래지향적인 대안 제시가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이재명 체제가 워낙 공고해 김 전 의원이 의미 있는 득표를 하기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일각에선 이 전 대표 독주에 반감을 가진 표가 모여 국회의장 후보 경선 때처럼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민주당 대표 선거는 이 전 대표와 김 전 의원에 더해 청년 원외 인사인 김지수 한반도미래경제포럼 대표가 가세하면서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김 대표는 10일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