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에 마련됐던 10·29 이태원 참사 분향소가 설치 500일을 하루 앞둔 16일 서울시청 인근 빌딩으로 이전됐다. 지난해 2월 4일 분향소 설치 이후 이전 등을 두고 서울시와 유가족 측은 수차례 갈등을 겪어왔으며, 지난 5일 결국 이전에 합의한 바 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중구 을지로 1가 부림빌딩 1층에 ‘별들의 집’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합동 분향소를 마련했다. 유족들은 서울시청 분향소에서 운영 종료식을 거행한 뒤, 분향소에 있던 희생자의 영정 사진을 들고 별들의 집으로 행진했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위원장은 별들의 집 개소식에서 “끝맺음이 아닌 새로운 시작으로 우리의 투쟁을 시작하고자 한다”며 “우리 아이들을 잃고 만났던 그 순간을 항상 기억하면서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을 위해 모두의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별들의 집은 16일부터 11월 2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참사의 아픔에 대해 기억하고 유가족간 위로와 치유가 이뤄지는 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유가족협의회는 11월 2일 이후 시와 새로운 공간을 마련하는 데 상호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별들의 집이 위치한 부림빌딩은 시가 1∼2층을 기부채납 받아 소유 중인 건물로, 올해 말 재개발을 앞두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5일 이전을 앞두고 사전 행사가 열린 서울광장 분향소를 방문해 분향과 묵념을 한 뒤 “가족을 잃은 참담한 심정은 여전히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안정적인 공간에서 희생자 추모와 유가족 간 소통을 이어 나가길 바란다”며 “안전한 서울시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추모이자 가장 깊은 위로라는 생각으로 가슴 아픈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와 유가족 측은 분향소 설치를 놓고 그간 갈등을 겪어왔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2월 녹사평역에 분향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유가족 측이 거절했다. 유가족 측은 참사 발생 99일째인 지난해 2월 4일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기습 설치했다.
문동성 김용헌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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