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마지막 남은 시민아파트인 중구 ‘회현제2시민아파트’가 전망 공원과 라운지를 갖춘 복합공간으로 재탄생한다. 국내 1세대 토지임대부주택으로 1970년에 지어진 이 아파트가 입주 54년 만에 철거 계획이 확정되며 서울 시민아파트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서울시는 회현제2시민아파트 부지에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의 남산 관광 편의시설·지원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시는 서울을 거대 정원도시로 만들겠다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책 기조에 맞춰 부지 장점을 최대한 살리기로 했다.
우선 남산자락 지형을 활용해 4층 상부에는 전망 공원과 테라스를 설치한다. 공간 3층은 다목적 문화공간을 조성해 ‘남산라운지’로 꾸민다. 전망 공원에서는 문화 공연과 행사가 연중 개최된다. 남산라운지에서는 도심의 낮과 밤을 조망할 수 있다. 지상 2층부터 지하 2층까지는 남산 관광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목됐던 주차난 해소를 위해 주차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시는 이날 ‘회현동 일대 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안’ 공람공고를 하고 14일간 주민 의견을 청취한 뒤 올해 상반기 지구단위계획 결정 절차를 시작한다. 시설 규모는 지구단위계획 결정·도시계획시설사업 단계에서 최종 결정된다. 이후 내년 중 실시계획 인가, 2026년 상반기 토지 등 수용 절차를 마무리해 2026년 착공에 돌입할 방침이다.
이 아파트는 1970년 지하 1~지상 10층(연면적 1만7932.7㎡), 1개동에 352가구로 건립됐다. 당시 아파트와 비교하면 층수가 높고 가구 수도 많아 중산층이 많이 거주했다. 이후 2004년 정밀안전진단 결과 D등급 위험시설로 분류되면서 철거논의가 시작됐다. 오랜 기간 답보상태였던 철거 논의는 2021년 정리사업 재추진으로 사업 방향이 확정되며 협의·보상 작업이 이뤄졌다. 특유의 낡고 빈티지한 분위기로 ‘친절한 금자씨’ ‘추격자’ ‘주먹이 운다’ 등 여러 영화 촬영 장소로 이용됐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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