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박용배 (18) 하나님 자녀로 다시 태어난 17세 북한 소년

굶주림·질병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약과 식량 구하러 온 북한 소년에게
복음 전하고 기도하는 방법도 알려줘

북한 접경지대에는 강폭이 좁은 곳이 있어 북녘땅이 가깝게 보인다. 북한 지역 쪽으로 ‘21세기의 태양 김정일 장군’이라는 선전 문구가 보인다.

하루는 북한 국경지대 전문 취재 프리랜서 감독님이 17살 된 북한 소년을 옌길의 숙소로 데리고 왔다. 소년의 어머니는 굶주림과 질병으로 죽었고 병든 아버지마저 굶주림에 죽어가고 있어 약과 식량을 구하러 왔다고 했다. 소년과 함께 지내면서 북한의 힘든 상황과 비참한 실태를 듣게 되었다. 집마다 병든 사람들이 병원에 가보지도 못하고 죽어 가는데 굶어 죽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이다.

나는 사흘간 소년과 숙소에 머물며 복음을 전했고 소년은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 소년은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야 했다. 나는 그에게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하나님께 기도드리면 하나님이 도와주시고 기도하고 끝날 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했습니다”라고 하면 하나님이 그 기도를 들으신다고 알려줬다.

나와 감독님은 약과 식량을 구해 주었고 헤어져야 하는 오후 시간에 중국 돈 500위안을 주었다. 한국 돈으로는 약 9만원 정도 되는 돈이었는데, 소년은 돈을 담배 말듯 똘똘 말아 비닐에 싸더니 라이터 불로 밀봉해 캡슐같이 만들었다. 그리고는 입에 넣고 물로 삼켜버렸다. 나는 왜 돈을 먹냐고 물었는데 국경을 넘다가 수비대에 붙잡히면 주머니에 있는 것을 다 빼앗기기 때문에 삼킨 뒤 집에 도착해 변을 봐서 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택시를 타고 국경지대까지 가서 산속에 몸을 숨기고 어두워지기를 기다렸다. 드디어 해가 지고 어두워져 잘 안 보이는 시간이 됐을 때 소년과 이별하면서 그의 손을 잡고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 주고 안아주었다. 그리고 북한에서도 꼭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라고 당부했고 언젠가 또 만날 수 있기를 기도했다. 소년은 옷과 신발을 다 벗어서 비닐봉지에 담아 두만강을 건너갔다. 3월 초인데도 강물에 아직 얼음도 있고 차가운 물이 가슴까지 차올랐다. 소년은 옷과 구해 준 생필품이 든 비닐봉지를 머리에 이고 강을 건너갔다. 소년은 다 건너가더니 옷을 다시 입고 땅에 엎드려 이쪽을 향해 몇 번씩 절을 하더니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날 밤 나는 울며 기도했다. ‘주님, 이렇게 북한 동포를 돕는 것이 넓은 바다에 돌 하나 던지는 것 같습니다. 이게 무슨 힘이 되겠습니까’ 하며 기도하고 있는데 마음속에서 성령님의 음성이 울려왔다. ‘너 혼자 이런 일을 하는 게 아니란다. 너처럼 북한 복음화를 위해 사역하는 일꾼들, 7000명이 지금 여기저기서 은밀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주셨다. ‘아 그렇네요. 주님, 아멘 할렐루야!’ 나는 다시 힘을 얻었다.

지난 27년간 북한선교를 하면서 코로나 기간에는 중국에 들어가지 못했다. 대신 한 달에 두 주 정도를 국경지대에서 탈북자를 만나 복음을 전했다. 또 탈북 사명자를 중국 내 신학교에 보내 목사 두 사람을 세웠다. 그 두 명의 탈북자 목사님은 인신매매로 팔려와 중국 한족과 사는 자매들을 복음으로 영접시키고 곳곳에 모이게 해서 성경 공부를 시키는 일을 계속했다.

북한선교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너무 힘들어 울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은 7000명이 있음을 엘리야에게 알려 주셨듯, 지금도 주님은 7000의 제자를 움직이신다.

정리=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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