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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는 팀이 되레 손해?… 피치클록 효과 있나

KBO 시범 도입 후 위반 횟수 증가
205경기 2566건… 경기당 12.52건
박빙 승부일수록 위반 사례 잦아
별도의 제재 조치 전무… 취지 무색

뉴시스

올 시즌 프로야구에 시범 도입된 피치클록(사진)이 유명무실해질 것이란 지적이 현실화하고 있다. 적응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별도의 제재 조치 없이 도입됐으나 정작 시간이 흐를수록 위반 횟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전날까지 열린 정규시즌 205경기에서 총 2566건의 피치클록 위반 사례가 나왔다고 13일 밝혔다. 경기당 평균 12.52건 꼴이다.

누적 평균치로 따졌을 때 증가세는 꾸준하다. 지난 3월 23일 개막전에서 확인된 피치클록 위반은 46건이었다. 경기당 평균으로 따지면 10건이 채 안 됐다. 그러던 것이 지난달 28일엔 11.88건으로 늘었고 이달 들어 12건을 돌파하는 등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원인으로 지목되는 건 치열한 순위 경쟁이다. 1위와 6위가 3.5경기 차, 7위와 10위가 2.5경기 차인 접전 구도에선 개막 직후보다 한 점 한 점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KBO 관계자는 “경기 막판 박빙의 승부처에 위반 사례가 집중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어길 시 당장 눈에 보이는 불이익이 없다는 점도 이같은 흐름에 힘을 싣는다. 제재가 없다 보니 애써 제한시간을 지키려는 구단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는 구조라서다. 이대로라면 올 시즌 막바지 가을야구 진출 팀이 윤곽을 드러낼 때까지 줄곧 위반 빈도가 잦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정 구단만의 문제로 보기도 어렵다. 롯데 자이언츠는 개막 이래 줄곧 피치클록을 가장 많이 위반한 팀에 올랐다. 3월 31일까지 경기당 11.43건이었던 것이 지난달 들어 소폭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전날 기준 11.44건이 됐다. KT 위즈는 위반 횟수가 3.83건으로 가장 적었으나 3월 31일(2.38건)과 비교해선 큰 폭으로 늘었다.

시범 도입의 원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KBO는 피치클록도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ABS)처럼 2024시즌부터 정식 도입하려 했으나 현장 반대에 직면해 시범 운영으로 선회했다. 각 구단의 적응을 돕는다는 명목이었다.

정작 개막 후 위반이 줄어들지 않으면서 정식 도입의 여파를 가늠하긴 어려워졌다. KBO는 당초 예고대로 1년간 제재 없이 시범 운영한 뒤 내년 시즌 개막부터 피치클록을 실효성 있게 운용한다는 방침이다. KBO 관계자는 “(적응은) 구단들의 몫”이라며 “각 팀도 적응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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