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로 촉발된 ‘라인 사태’와 관련해 정부 대응을 비판하며 ‘대일 굴종 외교’라고 비난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 정부가 우리 기업이 개발한 아시아 대표 메신저 ‘라인’을 빼앗기 위해 노골적으로 시장에 개입하고 있다”며 “보안사고를 빌미로 네이버의 지분을 빼앗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입장문을 내 “사상 초유의 라인 강탈 시도는 윤석열정부의 대일 굴욕 외교가 얼마나 무서운 대가를 가져오는지 뼈아픈 교훈을 주고 있다”며 “과방위와 외통위를 비롯한 관련 상임위를 즉시 가동해 정부 대책을 점검하고 일본에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는 일본 정부가 보안사고가 발생한 라인야후에 2차 행정지도를 내리며 시작됐다. 일본 정부는 라인야후에 네이버와의 자본관계를 재검토하고 경영체제를 개선하라고 요구했는데, 이를 두고 국내에서는 네이버 지분을 빼앗으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은 이러한 사태 배경에 윤석열정부의 대일 굴종 외교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병원 치료차 휴가 중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가세했다. 이 대표는 11일 페이스북에 “이토 히로부미는 조선 영토 침탈, 손자는 사이버 영토 라인 침탈. 조선과 대한민국 정부는 멍~”이라는 내용이 담긴 이미지를 올렸다. 이 대표는 또 라인 야후 행정지도를 주도한 마쓰모토 다케아키 총무상이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초대 통감이었던 이토 히로부미의 후손이라는 언론 보도를 공유하고 “대한민국 정부는 어디에?”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박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국익과 우리 기업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이 없도록 당이 지원하고 대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멍 때리고 있었다’는 것은 분명한 왜곡”이라며 “민주당이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선동하는 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인지 당리당략을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019년 일본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수출 규제 조치로 한·일 갈등이 고조됐을 때 항일 의병을 소재로 한 ‘죽창가’를 페이스북에 공유했던 것을 상기시키며 “죽창가를 불렀던 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됐나”라고 비난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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