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다, 왜 비싸지?’ 금값 미스터리… 배후에 中 자본

달러 강세에도 연일 최고치 경신
中 선물거래소 매수 폭증이 원인
중국인 “불경기 투자처” 사재기
인민은행도 17개월째 구매 나서


최근 비정상적인 금값 랠리의 배후에 중국 자본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금값은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최근 흐름은 이런 상식을 뒤엎었다. 중국 부동산 위기와 증시 하락으로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투자자들이 금 시장으로 몰려간 게 핵심 원인이라는 진단이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값은 온스당 2342.10달러(약 321만원)로 마감했다. 금값은 최근 2400달러까지 육박하는 등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투자자들은 시장의 예상을 거스르는 흐름에 혼란에 빠졌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늦춰지면서 달러 가치가 급등한 상황에서 통상 달러와 반대로 움직이는 금값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금값 급등 배경으로 중국을 지목했다.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SHFE)에서 금 선물 매수가 폭증한 것이 관찰되면서다. 상하이선물거래소의 4월 일일 평균 거래량은 1년 전보다 3배가량 증가했다. 지난주에는 거래량이 지난해 평균 거래량의 5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도 17개월 연속 금을 사들이고 있다. 전 세계 중앙은행 가운데 금 매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금이 중국 자본의 투자처로 부상한 것은 부동산 위기가 지속되는 데다 주식 시장의 변동성도 커진 탓이다.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최근 1년 동안 6% 하락했고, 선전종합지수 역시 17% 떨어졌다. 세계 최대 금 소비국이자 주요 생산국인 중국인들이 금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 배경이다. 영국 투자기관 노스오브사우스캐피털의 카밀 딤미치 매니저는 “중국인들이 저축한 돈을 부동산 구매에 쓰지 않고 있다”며 “부동산 대신 금을 사들이면서 중국 소비가 증가하지 않는 것이 경제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선물거래소는 금 매입 시 증거금 요건을 높이는 등 과도한 투기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하지만 금 투자는 당분간 증가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은 투자처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안전자산인 금에 더 투자할 것”이라며 “금 수요는 여전히 증가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순금 1㎏ 현물가격이 g당 11만원까지 치솟는 등 상승세가 가파르다. 이달 들어 24일까지 국내 금 시장의 일평균 금 거래대금은 148억8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68억6000만원)의 배를 넘는 수준이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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