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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보상’ 갈등 불씨 됐나… 애꿎은 아티스트들만 큰 상처

방시혁·민희진 집안싸움 점입가경

어도어측 ‘경영권 탈취 문건’ 관련
“미해결 문제 개인적 고민 담은 것”

입력 : 2024-04-24 00:13/수정 : 2024-04-24 00:13
시민들이 23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을 지나고 있다. 하이브와 어도어가 다툼을 벌이면서 주가 하락, 소속 아티스트 이미지 추락 등 파장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대형 연예기획사 하이브와 그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 민희진 대표 사이에 불거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뉴진스의 성공에 비해 민 대표가 받은 보상이 성에 차지 않았던 게 갈등의 불씨가 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현 사태와 관련한 새로운 내용이 더해지며 공세 수위는 더욱 높아지는 모양새다.

현재까지 하이브 집안싸움은 상처만 남기고 있다. 이틀간 하이브의 시가총액은 8500억원가량 증발했다. 23일 하이브 주가는 전일보다 1.18% 하락했다. 전날 7.81% 하락하며 7500억여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한 데 이어 이날도 1041억여원이 추가로 사라졌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태가 주가에 끼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지만, 갈등이 쉽사리 봉합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민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이 하이브를 빠져나갈 계획을 세웠던 문건을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문건에는 외부에서 투자를 유치하는 방법과 하이브가 소유하고 있는 어도어 지분 80%를 팔도록 할 방안을 모색한 흔적들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외부 투자자를 유치할 1·2안을 적시했는데, 여기에 언급된 외부 투자자는 싱가포르 투자청(GIC)과 사우디 국부펀드(PIF)로 추정되고 있다.

어도어 부대표이자 민 대표의 측근인 A씨는 문건의 존재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하이브와 어도어 간의 해결되지 않은 문제에 대한 제 개인의 고민을 담은 것”이라며 “민 대표를 비롯한 어도어의 다른 경영진과 논의한 사항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밖에도 하이브는 전날 민 대표가 ‘경영권 탈취 시도’를 반박하며 낸 입장문에서 ‘뉴진스 베끼기’를 주장한 게 하이브 소유의 어도어 지분을 팔도록 압박하는 방법의 하나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벌어진 일련의 사태는 ‘아일릿의 뉴진스 베끼기’가 촉발한 것처럼 보이나, 일각에선 민 대표가 뉴진스의 성공에 따라 받은 보상 수준이 기대한 것과 달랐던 게 영향을 끼쳤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가 지난해 연말, 기존의 2배를 넘는 보상을 요구했으나 하이브가 거부했다는 것이다.

소문만 무성한 가운데 민 대표의 반박 과정에서 하이브가 제기한 문제 행위들은 전혀 해소되지 않았고, 아일릿만 ‘뉴진스 아류’란 오명을 쓰게 됐다. 또 그는 최근 하이브와의 내부 면담 자리에서 “아일릿도 뉴진스를 베끼고, 투어스도 뉴진스를 베꼈고, 라이즈도 뉴진스를 베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른들 싸움에 애꿎은 아티스트들만 상처를 입은 셈이다.

이 같은 민 대표의 발언에 여론은 우호적이지 않은 분위기다. 다른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를, 그것도 같은 회사 관계자가 ‘아류’라고 비하한 셈이기 때문이다. 민 대표는 입장문에 “뉴진스 멤버 및 법정대리인들과 충분히 논의한 끝에 공식 입장을 발표한다”며 뉴진스가 자신의 편에 서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아티스트를 소속사 대표가 직접 갈등에 끌어들였다는 비판도 나온다.


가요계에선 민 대표와 방시혁 하이브 의장 사이의 깊은 반목과 소통 부재가 상황을 여기까지 끌고 왔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각자 독립된 체제로 운영되는 멀티레이블이라고 해도 하이브란 컨트롤타워가 있는 상황에서 산하 레이블에서 나온 아티스트의 콘셉트를 데뷔 이후에 지적하는 건 ‘월권’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민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정반합’ 이론을 제시했었다. 이에 따르면 아일릿이 하이브 소속이 아닌 다른 곳에서 나왔더라도 ‘정반합을 완성했다’며 가장 반겨야 할 사람은 민 대표인데, 반대의 이야기를 하는 게 좀 독특하다”고 말했다.

한편 박지원 하이브 CEO는 이날 내부 구성원들에게 사내 메일을 보내 동요하지 말 것을 당부하면서도 “이번 사안은 회사 탈취 기도가 명확하게 드러난 것이어서 이를 확인하고 바로잡고자 감사를 시작하게 됐다. 지금 문제가 되는 건들은 아일릿의 데뷔 시점과는 무관하게 사전에 기획된 내용이란 점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늘 그래왔던 것처럼 아티스트와 구성원을 지키는 데 최우선 가치를 두고 있다”며 “이번 사안을 잘 마무리짓고 멀티레이블의 고도화를 위해 어떤 점들을 보완해야 할 것인지, 뉴진스와 아일릿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어떤 것들을 실행해야 하는지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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