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혁 기자의 ‘예며들다’] 대마초, 마약 입문 루트… 합법화는 명백한 오판

독일 대마초 합법화 우려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어레버쿠젠의 제러미 프림퐁(왼쪽) 선수가 지난 4일(현지시간) 열린 ‘2023~2024 DFB-포칼’ 준결승전에서 골을 넣은 후 동료와 함께 대마초를 피우는 시늉을 하고 있다. ‘옵터스스포츠(Optus Sport)’유튜브 영상 캡처

지난 4일(현지시간) 독일의 한 축구경기에서 독특한 골 세리머니가 나왔습니다. 분데스리가 바이어레버쿠젠의 제러미 프림퐁 선수가 골을 넣은 후 동료와 함께 대마초를 피우는 듯한 흉내를 낸 것입니다.

독일은 지난 1일 기호용 대마초를 합법적으로 피울 수 있게 허용했습니다. 이에 독일의 18세 이상 성인들은 최대 25g의 대마를 소지할 수 있으며 대마초용 대마 3그루를 재배할 수 있게 됐습니다. 프림퐁 선수는 이를 환영하는 세리머니를 펼친 것이지요.

독일 정부는 암시장에서 유통되는 대마초를 양지로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로 마약류 법상 금지 물질 목록에서 대마를 제외했다고 합니다. 그간 독일의 마약 실태를 보면, 어찌 보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닌 듯합니다.

김지연 한국가족보건협회 대표에 따르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는 이미 마약을 대놓고 복용할 수 있는 마약센터가 존재합니다. 마약 예방이 아니라 마약 투약을 양성화한 것이죠. 2006년부터 시작된 이곳 센터는 거의 매일 오전 11시부터 밤 11시까지 마약을 투여하려는 중독자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루 200~250명, 연간 8만명이 이 센터를 찾는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이 센터의 목적은 음지에서 발생할지도 모를 사고에 대비해 최대한 안전하게 마약중독자들을 관리한다는 데 있습니다. 실제로 센터를 찾는 이들 중 10%는 후천성면역결핍증(HIV), 즉 에이즈에 걸린 상태라고 합니다. 마약 중독자들은 주사기를 재사용하는 경향이 커 에이즈 확산 우려도 큽니다. 이에 센터에서는 사용한 주사기를 새 주사기로 교환해주기도 합니다.

유럽의 마약 실태를 보면 마약 합법화의 물꼬를 트는 건 주로 대마초였습니다. 네덜란드는 1976년 대마초를 합법화했습니다. 이는 마약 중독자가 급증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자 비교적 중독성이 약한 대마초를 합법화하는 대신 대마초의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 공급해 음지에 숨어 있던 마약밀매조직들의 수익률을 낮추고 마약 중독자들이 헤로인, 코카인 등 더 위험한 약물에 손대는 것을 막아 보겠다는 취지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마약의 입문이라 불리는 대마초를 쉽게 접하게 되자 이내 더 강한 마약을 찾게 됐습니다. 마약밀매조직도 더 강한 마약을 음지에서 유통했고 이로 인한 사회 문제는 오히려 카르텔 간 이권 다툼, 살인 등 악화하면서 이른바 ‘풍선효과’가 발생했습니다.

약사인 김 대표는 “대마초를 허용하면 코카인이나 헤로인 같은 더 심각한 마약에 손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완전한 오판이었음이 대마초 합법화 국가들을 통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며 “‘입문 마약’이라 불리는 대마초에 현혹되지 말고 네덜란드와 같이 대마초를 합법화한 나라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내에서도 마약으로 인한 사건·사고가 잦아졌습니다. 전문가들은 한국은 이제 더는 마약 청정지대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또 앞선 현실이 해외 사례일 수만은 없으며 한국도 머지않은 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미래라고 우려합니다. 오래전 서구권의 성혁명 혹은 성오염 세력으로부터 시작된 동성애·동성혼 허용 문제가 불과 몇 년 사이 한국에서도 진지하게 논의되는 현실을 보면 한국 축구계에서도 프림퐁과 같은 골 세리머니를 볼 날이 그리 멀지 많은 것 같습니다. 이미 주변에도 ‘대마초 정도는 중독성이 크지 않아 괜찮다’고 말하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동성애 문제에 더해 마약으로 고통받는 다음세대를 마주하기 전에 지금부터 나서야 합니다. 앞선 프랑크푸르트의 마약복용센터장이 김 대표에게 한 말이 인상 깊습니다.

“내가 본 바에 따르면 마약에 한 번 빠지면 절대 벗어날 수 없다. 완전히 회복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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