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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에서 말씀하시는 하나님

[서평] 예수 그리스도와 신화
(루돌프 불트만 지음/이동영 옮김, 비평적 해제/지우)


루돌프 불트만은 20세기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신학자 중 한 명입니다. 불트만은 다양한 신학과 사상을 종합해 자신의 신학을 새롭게 구축했습니다. 그의 논의엔 당대의 철학과 신학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해석한 흔적이 곳곳에 보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신화’는 불트만이 미국에서 강의한 내용을 펴낸 것입니다. 대중을 위한 강의였기에 최대한 쉽고 평이하게 전달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따라서 이 책은 그의 신학을 이해하기 위한 최적의 입문서입니다.

불트만은 과학 실증주의 세계관 가운데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가장 적실한 형태의 신앙과 말씀이 무엇인지를 질문합니다. 교리적이고 추상적인 형태의 사상으로는 실제적인 하나님, 즉 우리에게 의미가 있는 하나님을 경험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지금 현재 여기에서 선포되는 하나님 말씀으로만 내 실존 가운데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나’와의 직접적인 만남이 있어야만 ‘관념’이 아닌 ‘사건’이 됩니다.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은 만남이라는 사건으로 우리에게 이해되며 일깨워집니다.

결국 우리에게 이런 만남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신앙입니다. 이는 전능하신 하나님이 내 실존 속으로 들어오는 경험입니다. 우리는 신앙으로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만납니다. 신앙은 인간이 스스로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 게 아닌 하나님만을 붙드는 것입니다.

신앙으로 얻은 하나님을 향한 확신은 우리에게 참 자유를 줍니다. 현대 사회는 자신이 스스로 자유를 줄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합니다. 하지만 세상에서 우리는 늘 불안과 두려움을 경험합니다. 저자는 이를 공허한 자유라고 말합니다. 진정한 자유는 하나님의 말씀, 즉 성령의 법에 순종함으로 주어집니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말씀하시는 하나님입니다. 팍팍한 현실과는 멀리 동떨어진 하나님이 아닌, 인격적으로 우리를 찾아와 직접 말씀하시며 삶에 개입하는 하나님입니다. 불트만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 가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하나님을 경험한다고 말합니다. 우연적인 현상의 연속으로 보이지만 그 가운데서 말씀하며 우리에게 찾아오는 하나님입니다. 그는 이를 ‘지금 여기에서 행동하는 분으로서의 하나님’이라고 부릅니다.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은 역사 속에서 발생합니다. 다름 아닌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리스도는 그의 사역으로 종말론적인 성취를 이룹니다. 신앙 안에서 우리는 종말론적인 실존으로 살아갑니다. 또 우리는 지금 여기서 현존하는 사건이자 말씀인 그분을 만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살아 있는 하나님의 말씀 앞에, 지금 여기서 말씀하는 하나님과 대면하게 될 것입니다. 책의 말미에 실린 역자의 비평적 해제로 적절한 균형을 찾는다면 불트만의 신학은 여전히 현대 그리스도인에게 유익할 것입니다.

모중현 목사(장유열방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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