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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료개혁, 총선 결과에 좌우될 일 아니다


총선 후 의료개혁의 향방에 관해 침묵하던 정부가 15일 ‘변함없는 의지’를 피력했다. 같은 날 전공의 1360명은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 등을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소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도 전날 “의사단체의 단일한 요구는 의대 증원의 원점 재논의”라고 강조했다. 발을 동동 구르며 의료 정상화를 고대하고 있는 환자·보호자들의 바람과는 동떨어진 모양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의료계를 향해 “집단행동을 멈추고 조속히 대화에 나서주시길 바란다”며 “2025년도 대입 일정을 고려할 때 시간이 얼마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합리적이고 통일된 대안을 제시한다면 열린 자세로 논의할 수 있다”는 얘기도 했다.

정부가 의대 증원 규모의 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고소에 참여한 전공의들은 “박 차관이 경질되기 전까지는 병원에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박 차관이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을 주도하면서 초법적이고 자의적인 명령을 남발해 왔다는 것이다. 앞서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총선 결과에 대해 “국민은 의료개혁이라는 가면 뒤에 숨어 있는 포퓰리즘 정책인 의대 정원 증원 추진 등을 중단하고, 원점에서 의료개혁의 방향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여당의 패배가 의료개혁을 원점으로 되돌리라는 국민의 심판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는 의료계의 착각이다. 총선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2월 ‘지역의사 양성을 위한 법률안’과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운영에 관한 법안’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통과시킨 바 있다. 이번 총선에서도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및 지역의대 신설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는 의대 정원 확대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 정부의 의료개혁과도 방향성을 같이한다.

국민들 절대 다수는 의료개혁을 갈망하고 있다. 총선 결과에 상관없이 의료개혁에 있어서만은 여야와 국민 다수가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의료계는 명심해야 한다. 의료계가 계속 대화를 거부한다면 정부와 국회가 먼저 머리를 맞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사회적 협의체’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보건의료계 공론화 특별위원회’에 대해 정치권이 먼저 논의를 시작한다면 의료계를 압박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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