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용·물가 불안… 여야정 협치 서둘러야

내수 부진 심화하는데 한은 총재 “하반기에도 금리 인하 어렵다” 경고

입력 : 2024-04-13 04:01/수정 : 2024-04-13 04:0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 폭이 3년여 만에 최저 수준이 됐다.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한국은행은 10개월째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하반기 금리 인하도 속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올해도 국민들은 호주머니 사정을 악화시킬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 현상을 감당해야 할 판이다. 국가 부채 급증으로 민생을 도울 재정의 여력도 감소하고 있다. 총선 잔치는 끝났고 가시밭길 같은 경제를 마주할 시간이 다가왔다.

민생의 축이라 할 고용과 물가 상황이 걱정이다.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지난해보다 17만3000명 증가했다. 2021년 2월 47만3000명이 줄어든 이후 최저 증가세다. 청년층 취업자 수는 8개월 만에 최대로 감소했다. 고용 둔화는 기저효과, 저출산의 영향이 없지 않지만 결국 고용창출 효과가 큰 내수 시장 부진에서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지난 2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3.1%, 건설업 동향을 보여주는 건설기성(시공 실적)은 1.9% 각각 감소했다.

소비자가 지갑을 닫은 게 취업시장을 냉각시킨 셈인데 앞으로 상황이 더 안 좋을 수 있다는 게 문제다. 12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물가 상황을 냉철히 진단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금은 금리인하 깜박이를 켤 때가 아니다.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1월(2.8%) 반년 만에 2%대로 내려갔다가 2~3월(각 3.1%) 두 달 연속 3%대로 올라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하향 안정세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환율과 유가 움직임이 가장 큰 복병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1375.4원까지 올라(원화가치 하락) 연일 연고점을 갱신 중이다. 중동 불안으로 유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입 물가를 더욱 자극하게 된다. 고물가→소비 침체→고용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기가 당분간 요원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총선 참패 후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는데 말로만 그쳐선 안된다. 대통령 임기 내내 거대 야당을 상대하는 만큼 22대 국회 개원과 상관없이 속히 여·야·정 정책협의체 등을 가동해서라도 물가 불안에 대처해야 한다. 또 우리 경제에 유일하게 희망적인 수출의 불씨를 이어갈 대책도 함께 마련하길 바란다. 냉철히 말해 한국 경제의 대내외 여건은 엄혹하다. 22대 국회가 과거처럼 정쟁으로 날을 지샐 정도로 한가롭지 않다. 협치는 경제 살리기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난 2년의 구태를 반복한다면 대한민국호는 가라앉을 수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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