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패 멍에 짊어진 한동훈… “국민 사랑 되찾을 길 고민하겠다”

韓, 총선 책임 비대위장 사퇴

“대통령실 아닌 오로지 제 책임
어디서 뭘 하든 나라 걱정할 것”
휴지기 가진 뒤 정치 복귀할 듯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비대위원장직 사퇴 기자회견을 한 뒤 당사를 떠나고 있다. 윤웅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했다. 지난해 12월 26일 지도부 사퇴 등으로 위기에 처했던 국민의힘의 구원투수로 정치권에 등판한 지 107일 만이다.

비대위원장으로 당을 이끌면서 총선까지 ‘원톱’으로 총괄지휘했던 한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거나 패배하더라도 큰 격차를 보이지 않았다면 앞으로의 정치행보 역시 달랐겠지만, 선거 참패로 당분간은 정치적 휴지기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한 위원장은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비상대책위원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어 “민심은 언제나 옳다. 국민의 선택을 받기에 부족했던 우리 당을 대표해 국민께 사과드린다”며 “국민의 뜻을 준엄하게 받아들이고 저부터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을 포함해 모든 당선자들에게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 국민의 뜻에 맞는 정치를 부탁드린다”며 “함께 치열하게 싸워주고 응원해주신 동료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동료 여러분, 당선되지 못한 우리 후보들께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우리가 국민께 드린 정치개혁의 약속이 중단 없이 실천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어떻게 해야 국민의 사랑을 되찾을 수 있는지 고민하겠다. 쉽지 않은 길이 되겠지만 국민만 바라보면 그 길이 보일 것이라 생각한다”며 “100여일간 저는 모든 순간이 고마웠다”고 했다.

그는 총선 패배의 원인에 대해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한 것이라 생각하고, 그 책임은 오로지 저에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과 공동책임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제 책임”이라고 답했다.

한 위원장은 향후 계획과 관련해 “특별한 계획을 갖고 있진 않고, 어디서 무엇을 하든 나라를 걱정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정치를 계속할 것이냐’는 질의에는 “저는 제가 한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그동안 총선 후 유학설 등을 일축하면서 어떤 방식으로든 공적 영역에서의 봉사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피력한 바 있다.

여권 관계자는 “정권심판론은 집권여당으로서의 숙명인 것이고, 그와 별개로 한 위원장도 총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국민의 평가를 받은 것”이라며 “이른 시일 내 전면에 나서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다만 한 위원장이 당분간 휴지기를 가진 뒤 적절한 시점에 정치무대에 복귀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한 위원장은 이미 대권 주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타이밍과 방식의 문제일 뿐, 다시 나설 수밖에 없다”며 “당권 도전이나 재·보궐선거, 길게는 2026년 지방선거까지 여러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 사퇴 이후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의 사의 표명도 줄줄이 이어졌다. 총선 실무를 총괄한 장동혁 사무총장은 “모든 질책과 비난까지도 다 제 몫”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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