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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심방 트렌드는… 음식 대접? NO! 목사님이 밥 산다

교인 집에서 하는 심방은 옛말… 목회자가 학교로 직장으로 찾아가는 심방 는다

목회자를 교인 집에 초청하는 심방이 줄어들고 있다. 대신 목회자가 학교나 직장 등으로 교인을 찾아가거나 역으로 교인을 교회로 모셔와 심방하는 교회가 늘고 있다. 밥값도 목회자가 낸다.

‘커피 한 잔이면 충분합니다.’ 경기도 성남시 만나교회(김병삼 목사)가 지난 7일 공개한 ‘2024 가정 대심방’ 안내 포스터 속 문구다. 음식 대접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려는 교회의 배려다. 교회에서 심방을 진행할 수 있다는 내용도 눈길을 끌고 있다.

김일환(오른쪽) 목사가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우리가본교회 카페 라이에서 박지원 성도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우리가본교회 제공

서울 영등포구 우리가본교회(김일환 목사)는 아예 대심방 장소를 교회로 못 박았다. 지난 9일 교회 내 카페 공간 ‘라이’에서는 김일환 목사가 교회 성도 박지원(28·여)씨를 심방했다. 두 사람은 이날 1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 대심방 기간 모든 교인이 각자 심방에서 나눌 대화 주제를 정한다. 목회자는 이에 맞춰 심방을 준비한다. 식사 비용은 전액 김 목사가 부담한다. 박씨는 “목사님께서 미리 대화 주제에 대한 충분한 공부와 고민을 한 뒤 목회적 차원에서 답을 주신다”며 “교인들이 심방을 너무 좋아해서 대기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사라지는 대심방

4월은 한국교회에서 대심방의 시기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일부 교회를 제외하고는 교회에서 대심방 광고를 보기조차 쉽지 않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지난해 전국 목회자 802명을 대상으로 벌인 ‘2023 한국교회 목회 실태 조사’에서 목회자들은 일주일에 4.4명의 교인을 심방한다고 답했다. 2012년 6.5명에서 3분의 1이 줄어든 셈이다. 심방의 방식도 변했다. 2017년에는 ‘대면 심방’이 83%로 주를 이뤘으나 지난해에는 57%로 감소했다. 임채영 서울 마포구 서부성결교회 목사는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사생활을 중시하고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다”며 “살림살이를 공개하는 전통적 방식의 심방에 대한 선호도가 줄어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서부성결교회는 10년 전 대심방을 없앴다. 이사 병문안 등을 제외하면 교인이 요청할 때만 심방을 진행한다. ‘심방비’로 불리던 봉투를 주고받는 관행도 사라졌다. 임 목사는 “아직도 봉투를 주고받는 교회가 있다면 상당히 고령화된 교회일 것”이라며 “요즘 40대 이하로는 이런 모습을 범죄시하는 정서가 있다”고 설명했다.

SNS 활용은 기본
김윤기(오른쪽) 박주안 연동교회 목사가 지난달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명륜당에서 찍은 이색 심방 장면. 연동교회 제공

일부 청년들 사이에서는 찾아가는 심방이 유행으로 자리잡았다. 김윤기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 청년부 담당 목사는 지난해부터 개인 SNS에 ‘이색 심방’이라는 이름으로 시리즈 영상을 공유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를 방문할 때는 힙합 뮤지션을 연상케 하는 복장으로,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를 방문할 때는 한복을 입고 청년들을 심방하는 식이다. 김 목사는 “청년들의 일상으로 찾아가는 자리인 만큼 무거운 양복을 입는 것은 맞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음번 심방인 여의도를 방문할 때는 직장인의 애환을 담은 드라마 ‘미생’을 모티브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성직(오른쪽 첫 번째) 생명샘동천교회 전도사가 지난 5일 청년들을 심방하는 모습. 생명샘동천교회 제공

이성직 아산 생명샘동천교회 청년부 담당 전도사도 심방 사진을 부지런히 SNS에 올린다. 그는 “청년들이 대부분 SNS 계정을 가지고 있다. 게시물을 올리지 않더라도 ‘눈팅’은 한다”며 “심방의 감동과 기쁨을 나누고 다른 청년들에게도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사진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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