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U] 바울의 ‘텐트 메이커’ 사역처럼… 실크로드 따라 전방 개척

열방네트웍의 ‘비즈니스 선교’

파키스탄 현지 여성들이 2022년 11월 직업훈련센터에서 열방네트웍의 협력 사역 프로그램인 재봉교육을 받고 있다. 열방네트웍 제공

‘실크로드를 따라 생수의 강이 흐르게 하소서.’

7일 방문한 서울 관악구 열방네트웍(ANN·대표 유진 선교사) 선교회 사무실 입구에 붙여진 이 문구는 선교회 비전을 뚜렷하게 명시했다.

사무실에서 만난 ANN 김은아 총무는 “선교회 미션은 ‘실크 로드 라이프 로드(Silk Road Life Road)’”라며 “실크 로드는 미전도 지역과 미전도 종족을 상징하고 라이프 로드는 우리 삶을 통한 총체적 선교다. 실크로드에 복음이 전해져 변화된 그들을 통해 새 생명의 역사가 이어지는 생명수의 길을 의미한다”고 소개했다.

1993년 설립된 ANN은 세계 선교의 마지막 산지인 실크로드를 중심으로 복음의 황무지인 열방(중국의 소수민족, 중앙·서남아시아, 중동, 북아프리카)에 복음의 대수로를 놓아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비전에 비즈니스 선교를 처음 도입했다.

당시만해도 한국 교계에서는 비즈니스 선교 개념이 생소했다. 사도 바울이 이방인 개척 선교를 위해 ‘텐트 메이커’로 사역한 것처럼 ANN은 비즈니스 선교를 통해 전방개척 선교를 지향하며 비즈니스 선교사를 훈련하는 데 힘썼다. ‘비즈너리’는 비즈니스(Business)와 미셔너리(Missionary·선교사) 합성어다. ANN은 선교지 중에서도 험지로 꼽히는 4개국에 20여명의 선교사를 파송했으며 이들을 양육하는 ‘비즈너리 스쿨’ 사역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 선교가 현재까지도 유효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 총무는 “30대 이상의 선교사들이 학생 비자로 선교지에서 장기간 머문다면 현지인 입장에서는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비즈니스 선교는 합법적으로 선교지에 머물면서 자비량 선교도 가능하게 한다. 무엇보다 현지인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ANN 본부장 주드림 선교사도 “보안 국가에서 오랫동안 선교했는데 유학생 신분일 때와 소상공인일 때 접촉한 현지인이 완전히 달랐다”며 “비즈니스 선교는 현지인 삶에 더 깊숙하게 파고들도록 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인도 시킴주에서 열방네트웍과 동역하는 현지인 목회자(오른쪽 두 번째)가 청년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열방네트웍 제공

종교를 빙자한 페이퍼 컴퍼니(실체없이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기업)가 자리 잡지 못하도록 외국인의 비즈니스 진입 장벽을 높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게 김 총무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선교사들은 선교지 상황에 맞는 비즈니스 사역을 접목하고 있다. 주중엔 사업장에서 현지인을 고용해 지역 경제 창출에도 이바지하는 한편 주말에는 복음 전파에도 구슬땀을 흘린다.

A국에서는 베이커리 사업 및 커피 바리스타 교육 등을 통한 선교 훈련이 이뤄지고 있다. ‘기독교=하층민 종교’라는 인식이 팽배한 P국에서는 유치원 초등학교 등 교육 사업에 공을 들인다. K문화를 활용한 김치 및 로스팅 사업도 현지에서 호평을 받는다. L국에서는 미술학원에서 현지 청년들의 공동체 훈련도 진행된다.

선교사들이 비즈니스와 복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무엇보다 협력 사역이 중요하다. 주 본부장은 “선교지에서 비즈니스와 사역을 홀로 감당하는 건 사실상 힘들다”며 “같은 선교단체든 다른 선교단체 선교사들끼리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ANN은 오는 25일 8주 과정의 ‘비즈너리 스쿨’을 개강한다. 비즈니스 선교 관심자와 헌신자를 대상으로 비즈니스 선교 이론과 실제적 창업을 경험하고 해외 비즈니스 선교 현장을 체험하는 훈련 과정이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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