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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일본의 ‘고독·고립대책법’

배병우 수석논설위원


일본이 지난 1일부터 ‘고독·고립대책추진법’ 시행에 들어갔다. 법은 사회가 변함에 따라 개인과 사회 및 타인과의 관계가 줄어들면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고독을 느끼거나 사회로부터 고립돼 심신에 유해한 영향을 받는 상태를 고독·고립 상태로 규정했다.

법은 고독과 고립 상태를 ‘사회 전체의 과제’로 명시하고, 당사자와 그 가족 등의 관점에서 이들의 상황에 맞는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이 문제를 개선하는 책무를 지웠다. 내각부에는 총리가 이끄는 대책추진본부를, 지자체에는 고독·고립대책을 검토하는 민관협의회 설치를 의무화했다. 국민의 협조도 명시했다. ‘국민은 고독·고립 상태에 있는 사람에 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고, 고독·고립대책에 협력하도록 노력한다(제5조)’.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와 고독사 증가를 겪어온 일본은 2021년에 고독·고립대책 담당 부서를 설치한 바 있다. 그런데 이제는 내각부에 특별기관으로 고독·고립대책추진본부가 확대·설치됐다. 본부장은 총리가, 부본부장은 정부 대변인이자 차기 총리로 항상 물망에 오르는 관방장관이 맡도록 해 이 문제를 주요 국가 과제로 여기는 일본 정부의 인식을 보여줬다.

한국에는 2020년 제정된 ‘고독사 예방 및 관리법’이 있다. 하지만 이 법은 고독사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객관적인 ‘사회적 고립’뿐 아니라 ‘원치 않는 주관적 고독’도 정책 과제로 인식하고 해결하려는 고독·고립대책법과는 차이가 있다. 정부 차원에서 고독에 적극 대응한 것은 2018년 ‘외로움부(Ministry of Loneliness)’를 신설한 영국이 처음이다.

마이니치신문은 2010년대 이후 ‘인간관계의 빈곤’이라는 과제가 뚜렷해졌다면서 가족 등 사회적 관계가 사라져가는 현대사회에서 지역을 연결의 중요한 장소로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역을 다양한 사람을 포용하고, ‘얽매임’이 아니라 수용력과 공감력을 갖춘 ‘거처’를 제공하는 장소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배병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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