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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이 일본의 디플레 탈출에서 배워야 할 것들

4일 오전 일본 도쿄에서 닛케이지수가 4만선을 넘어선 것이 전광판에 표시돼있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종가 기준 4만109.23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정부의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탈출 선언이 임박했다는 소식이다. 1%대 저성장 늪에 진입한 우리는 비상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1990년대 거품경제 붕괴 후 일본이 경험한 ‘잃어버린 30년’ 중 23년의 디플레 경제는 이처럼 바람 빠진 풍선처럼 축 처져 있었는데 드디어 활기를 띠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미리 축포라도 쏘듯 4일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서 닛케이225 지수가 사상 처음 4만을 돌파했다. 수치상으로도 건전한 인플레이션 기준인 ‘소비자물가 상승률 2%’ 달성 등 디플레 탈출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2년 2.3%에 이어 지난해 3.1%로 1982년 이후 41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고, 올 1월에도 2.0%를 기록했다. 일본은행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최근 “디플레가 아닌 인플레이션 상태에 있다”고 진단했다.

지지율 10%대인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평가절하하는 시선도 있지만, 선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상당하다. 그동안 일본의 디플레 경험과 양적완화 등 각종 금융 대책들이 다른 나라에 타산지석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보다 더 심각한 저출산 고령화의 나락으로 추락중인데다 연금 노동 교육 등 3대개혁마저 지지부진한 한국으로선 이웃나라의 잔치 분위기가 부러울 수밖에 없다.

일본은 그동안 시대흐름을 읽지 못한 채 경제 체질과 산업구조 혁신을 외면했지만 2012년부터 아베노믹스라는 비인기 정책과 기업 지배구조 개혁을 시행하면서 인내심을 발휘한 결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엔 일본처럼 뼈를 깎는 구조개혁 과정은 없이 포퓰리즘 정책이 난무하고 있다. 고물가 속 저성장 기조를 탈피할 비전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데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일본 주식시장만 보고 기업 밸류업 대책 등 외형만 따라 하려는 건 아닌지 짚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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