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관절염도 우울하면 더 아프다”

[쿠키 건강] 같은 정도의 무릎 관절염 있더라도 우울증이 있으면 무릎 통증이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관절센터 김태균·장종범, 신경정신과 김기웅 교수팀이 65세 이상 노인 660명을 대상으로 우울증 정도가 무릎통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우울증이 있는 환자가 우울증이 없는 환자에 비해 무릎 관절염의 정도가 같더라도 통증이 심하게 나타나는 등 심한 무릎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5.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심각한 무릎 관절염이 있는 환자는 통증의 정도와 우울증이 상관관계가 없었지만 경도 및 중등도 환자에게서는 우울증이 있을 경우 통증이 더 심했다.

김태균 교수는 “무릎 관절염은 노인의 통증과 장애의 가장 흔한 원인인데 환자들이 호소하는 관절염의 증상이 X-레이에서 보이는 것 보다 훨씬 심한 경우가 많다”며 “이번 연구는 X-레이 상에서는 관절염이 심하지 않더라도 환자들이 겪는 통증의 정도는 매우 심할 수 있기 때문에 무릎 관절염 치료에 통증과 우울증을 동시에 고려해야 함을 밝힌 것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 “무릎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 지금까지 만족스러운 결과가 보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환자들은 여전히 무릎 통증과 장애로 고통 받고 있고 어떤 경우에는 수술 이후의 무릎 통증이나 기능 장애가 의학적으로 설명되지 않기도 한다”며 “이런 환자들에게는 우울증 사전 검사를 해 보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하지만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들에서 당장 의학적 치료를 요하는 우울장애가 10명중 1명에 이르며, 심각하지 않지만 일상생활과 전반적인 삶에 질을 저하시키는 정도의 우울증도 11%에 달할 정도이지만 정작 제대로 치료를 받고 있는 노인은 전체의 10%에 지나지 않는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기웅 교수는 “노인들이 우울증을 겪으면 통증에 민감해져 이유 없이 여기저기 아프기도 하고, 가벼운 통증도 훨씬 심하게 느끼게 하기 때문에 우울증 치료만으로도 전신의 증상이 호전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적절한 치료만 받으면 완치가 가능하고, 제대로 치료받지 못할 경우엔 만성적인 통증이나 신체 증상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적인 정형외과 학술지 ‘Journal of Bone and Joint Surgery-American volume’에 게재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