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욕 충만한 가을, 무작정 먹다 치아 상한다

제철과일 사과, 당분과 사과산으로 충치유발 먹은 후 양치 필수… 커피·감, 치아를 누렇게 만드는 원인

[쿠키 건강] 천고마비(天高馬肥).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계절, 가을이 돌아왔다. 가을은 막 익은 과일, 햅쌀, 야채 등이 가장 맛있고, 영양도 최고인 시기다. 이렇게 맛있는 먹거리들이 넘치다 보니 못 먹어 생기는 병 보다 너무 먹어 생기는 병을 고민하게 됐다. 특히 식욕이 왕성한 가을철에는 음식을 먹을 때 먹고 난 후에는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데 그 중에서도 치아 건강은 무엇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

◇가을철 별미, 꽃게와 대하… 치아, 잇몸 조심

가을철 별미인 꽃게와 대하는 딱딱하고 거친 표면을 가진 음식으로 일일이 살을 발라내기 어려워 그냥 우적우적 씹어 먹기 쉽다. 그러나 이렇게 딱딱한 껍질은 치아를 상하게 하고 입술, 잇몸 등에 상처를 입힐 수도 있으며, 치아 교모증(마찰에 의해 치아가 닳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 만약 치아 마모도가 심해 치아의 길이가 짧고 상아질이 드러난 경우에는 크라운 치료를 통해 더 이상의 마모를 방지해야 한다. 이는 비용도 문제지만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치아가 닳지 않도록 미리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또한 호두, 잣 등의 견과류 등도 건강 간식으로 인기가 좋지만 튼튼한 치아만 믿고 단단한 껍데기를 깨물다가는 치아 부상을 면하기 어렵다. 만약 딱딱한 음식을 먹다가 치아가 파절(치아가 깨짐)됐을 때는 그 틈으로 세균이 침입해 신경에 염증을 일으킨다. 따라서 치아가 파절됐다면 미루지 말고 빨리 치과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자칫 치아가 잘못 파절 될 경우 신경에 손상을 입어 잇몸이 괴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철 과일 사과는 충치유발, 반드시 양치

가을 제철 과일 중 사과는 섬유질이 많아 씹는 과정에서 이를 닦아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식후 사과를 먹는 것으로 치아관리를 대신하면 안 된다. 사과에는 당분과 사과산이 함께 들어있는데 당분은 치아를 썩게 하고, 사과산은 치아를 부식시키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한치과의사협회에서 발표한 음식별 충치유발지수에 의하면 사과의 충치유발지수는 10으로 청량음료와 같다고 한다. 따라서 과일섭취 후에는 바로 양치질을 하는 게 좋고, 양치질을 하기 어려운 경우라면 구강청결제나 물을 이용해 입안을 골고루 헹궈내도록 하자. 또한 치아는 한 번 충치가 생기면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고, 치아에서 가장 단단한 부위인 법랑질이 손상되면 충치가 더욱 빠르게 진행된다. 따라서 초기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신경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으며, 심할 경우 치아를 상실해 임플란트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6개월에 한번 정도는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가을 감, 커피 등은 치아 변색의 주범

무더위가 물러가고 아침 바람이 서늘해지면 커피 향은 한결 짙어져 많은 이들이 따뜻한 커피를 즐긴다. 하지만 이렇게 습관적으로 커피를 자주 마시면 치아가 누렇게 변할 수 있다. 치아의 표면은 매끄러워 보이지만 벌집처럼 미세한 관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커피를 마실 때마다 갈색 색소가 치아의 안쪽 층에 들어가 착색된다. 심한 경우 치아의 속이 노랗게 변색되므로 커피를 마신 뒤에는 바로 칫솔질을 하거나, 물이나 구강 청결제로 입안을 헹궈 색소 침착을 줄여야 한다. 더불어 커피를 마실 때 설탕, 시럽이나 프림을 과다하게 넣으면 치주염이나 충치를 유발, 악화시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또한 가을의 대표적인 과일인 감은 카로틴계 색소가 많아 치아 착색의 우려가 있다. 만약 이미 치아가 변색된 경우라면 치과에서 정기적으로 스케일링과 치아미백을 받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에 보험전문 클리닉 보아치과 이승준 원장은 “치아미백 치료는 다양한 원인으로 변색된 치아를 다시 하얗게 만드는 데 큰 효과가 있다”며 “그러나 사람마다 제각각인 치아 구조와 치열에 정확히 미백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가의 정밀 진단 하에 올바른 방법이 적용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