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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명품백 입장 밝힌 尹, 소통 강화·국정 쇄신 계기로 삼아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박장범 KBS앵커와 신년 대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해 처음 입장을 내놨다. 윤 대통령은 7일 방영된 KBS와의 특별대담에서 “아내가 가방을 받은 과정에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서 “앞으로는 국민들 걱정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몇 개월간 계속 시끄러웠던 명품백 문제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것이다. 하지만 그간 초래된 국정 혼란과 소모적 정쟁을 감안하면 만시지탄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 입장 표명이 늦어지면서 논란이 확대 재생산됐고 외신을 타고 나라 밖에서까지 논란이 됐다.

윤 대통령은 재발 방지의 구체적 방안으로 대통령 친인척을 감시할 특별감찰관 설치와 대통령 부인 관련 업무를 공식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2부속실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 두 가지는 그동안 국민과 야당이 꾸준히 요구해온 사안들인데, 뒤늦게나마 이를 수용할 뜻을 밝힌 건 다행이다. 특히 “앞으로는 아내와 함께 (주변인들과의 불필요한) 만남을 단호히 거절하고, 선을 긋겠다”고 언급한 대목도 재발 방지에 대한 의지가 엿보였다. 대통령실과 여야 정치권이 관련 기구들이 최대한 빨리 설치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할 것이다.

윤 대통령이 대담에서 주요 현안에 대해 꽤 소상히 설명했는데, 국민들이 집권 3년차 국정운영 구상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특히 물가를 비롯한 민생 문제 해결에 만전을 기울이겠다는 언급이 많았다. 의대 정원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것도 설명했다. 저출산 문제 해결에 발벗고 나설 방침과 늘봄학교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났다. 대통령이 밝힌 그런 의지와 약속이 앞으로 실질적 민생 개선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윤 대통령은 또 야당 대표와의 단독 영수회담이 아니라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도 직접 만날 용의가 있다는 점도 거론했다. 야당 대표와의 만남 자체를 꺼리던 기존 입장과는 진일보한 태도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남북 및 한·중 관계 개선 의사도 피력하는 등 한반도 주변 안보상황을 개선하려는 의지도 나타냈다.

이번 대담은 소통의 일환이긴 하나 기왕이면 이런 얘기들을 녹화 대담이 아닌 국민을 대신한 기자들의 생생한 질문이 오가는 신년 회견으로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윤 대통령이 이번 대담을 시작으로 앞으로 국민 및 언론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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